국내 시장에서 삼성 브랜드 파워가 막강한 만큼 르노삼성이라는 이름을 통해 자동차 판매에 도움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르노 자체 브랜드만으로 시장에서 승부를 봐야하기 때문이다.
▲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16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앞으로 회사 이름에서 삼성을 떼고 르노코리아자동차로 변경하는 절차에 돌입한다.
르노삼성차가 삼성이라는 이름을 떼는 것은 26년 만이다.
기업 로고인 기존 ‘태풍의 눈’의 디자인도 일부 수정했다. 기존 태풍의 눈 로고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표현을 단순화했다.
르노그룹이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뒤 처음으로 시도하는 독자생존인 셈이다.
앞서 르노삼성차는 르노그룹의 자동차를 수입 판매하는 방식으로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르노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해 왔지만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2020년 르노의 신형 캡처를 한국이름인 QM3로 바꾸지 않고 그대로 출시했는데 기존 판매량을 넘지 못하고 올해는 단종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QM3는 2013년 말에 국내에 처음 출시돼 본격 판매가 이뤄진 2014년 1만8191대의 성적을 올린 뒤 2016년 1만5301대로 정점을 찍었지만 2019년 4702대로 판매량이 추락했다.
이후 르노삼성차는 QM3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한국이름으로 바꾸지 않고 르노 캡처로 판매하는 마케팅 전략을 폈지만 2020년 2283대, 2021년 1254대 등 판매량이 더욱 쪼그라들었다.
드블레즈 사장은 임기 첫 해부터 그동안 떨어진 판매량을 회복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르노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 르노코리아자동차 신규 로고.
친환경 신차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하나의 방편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르노삼성차는 르노그룹이 중국 최대 민영자동차그룹인 지리홀딩스와 협력해 친환경차 개발을 맡고 있다.
이 차들은 2024년 출시돼 국내 공장에서도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가격 경쟁력도 갖춰 르노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드블레즈 사장이 르노그룹에서 자동차 개발 담당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드블레즈 사장은 2008년 르노 남미시장 차량 개발 총괄 엔지니어를 맡은 뒤 2017년 르노 C(준중형), D(중형) 세그먼트 신차 개발 프로그램 디렉터 등을 거쳤다.
더구나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신차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1년 국내에서 친환경차는 모두 34만8천 대가 팔렸다. 2020년과 비교해 54.5%나 늘었다.
같은 기간 내연기관차 판매량이 1.6% 증가한 점과 비교해서도 친환경차 수요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이번 사명 변경은 르노코리아자동차가 르노그룹 및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일원인 것과 함께 한국시장에 뿌리를 둔 국내 완성차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며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재정비하면서 앞으로 내수시장에서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