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2-03-08 18: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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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차와 기아 4천억 원 격려금'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최근 세계에서 잇달아 품질과 안전성을 인정받은 데 따라 전 직원에게 1인당 400만 원씩 격려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현대로템,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노조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 서울 양재동 현대차와 기아 본사.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로템지회(현대로템 노조)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현대차와 기아에게 지급된 특별성과급을 현대로템과 협력업체 직원에게도 동일하게 지급하라고 사측에 요구했다.
현대로템 노조는 "현대로템의 최대주주는 현대차로 현대로템 경영실적 또한 현대차의 연결재무제표상 지배기업 소유주 지분의 실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현대차의 경영실적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대차의 실적은 현대로템에서 분할해 가져간 변속기 사업 등의 토대 위에서 성장한 만큼 현대로템 전체 종업원이 함께 만들어온 결과물"이라며 "특별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그룹사 노조의 강력한 공동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현대모비스 노조는 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 로비에서 특별격려금 지급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현대모비스 노조가 현대차지부 아래에 있는 만큼 현대차 소속 조합원과 동일 수준의 특별격려금이 지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제철 노조 역시 성명서를 내고 특별격려금 지급을 요구했다. 이밖에 직장인 익명 게시판에도 "400만원은 아니더라도 성의라도 보여줘야 할 게 아니냐" "같은 지붕 아래 회사에서 이렇게 차별하면 누가 계열사 가려고 하겠냐"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직원들의 불만이 올라오고 있다.
▲ 특별성과급을 요구하는 현대로템 노조의 성명서. <현대로템 노조 홈페이지 캡처>
현대차그룹 안팎의 말을 들어보면 이런 불만이 커지는 배경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현대제철을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주요계열사들이 대체로 좋은 성과를 낸 점이 꼽힌다. 좋은 실적에도 현대차, 기아와 다른 계열사 사이에 차별을 둔다면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재원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과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은 2일 "코로나19를 비롯해 어려운 국내외 상황 속에서 우리 제품의 상품성과 안전, 그리고 뛰어난 품질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많은 성취가 있었다"며 전 직원에게 400만 원씩 격려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의 직원은 모두 10만 명가량으로 전 직원에게 400만 원씩 격려금을 지급하면 총액은 약 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