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이사 회장이 쌍용자동차 인수를 눈앞에 두고 운영자금 등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분주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인수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관계인 집회만 남겨두고 있는 만큼 강 회장으로서는 채권단을 설득하기 위해 줄곧 약점으로 지목됐던 자금조달 능력을 보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
▲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이사 회장.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가 기존 마감일보다 빠르게 회생계획안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하면서 쌍용차 기업 회생절차의 마지막 공이 채권자에게 넘어갔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쌍용차 회생계획안의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 집회를 4월1일에 열기로 결정했다.
관계인 집회에서는 금융기관 중심인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이상, 회생채권자(상거래채권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야 강 회장은 법원의 인가를 얻어 최종적으로 쌍용차를 품에 안을 수 있다.
하지만 쌍용차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이 채권단 동의를 얻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선이 여전히 많다.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인가 전 인수합병(M&A)를 통해 3048억 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했지만 이는 회생채권 규모 등과 비교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쌍용차가 제출한 회생계획안 내용에 따르면 회생담보권 약 2320억 원 및 조세채권 약 558억 원은 관계 법령 및 청산가치 보장을 위해 전액 변제한다. 다만 회생채권 5470억 원 가운데 현금 변제율은 1.75%에 그친다.
나머지 98.25%는 쌍용차 주식으로 출자전환을 하게되는데 이마저도 기존 주식과 함께 23대 1 비율로 감자돼 쌍용차가 회생채권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채무가 대부분 탕감된다.
현재 쌍용차의 회생채권은 대부분 협력사들의 납품대금으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강 회장으로서는 쌍용차와 함께 채권단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결국 생존을 위한 사업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데 여기서 관건은 자금조달 능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동차산업이 전기차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쌍용차는 아직까지 내연기관차를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어 전기차 전환을 위한 투자가 있어야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
실제로 쌍용차는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을 출시했지만 기존 코란도에다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한 방식으로 전용전기차를 위한 플랫폼 개발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에디슨모터스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 에디슨이브이에서 전환사채 발행 등이 미뤄지면서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과 관련해 채권단의 의구심이 깊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강 회장은 앞서 언론과 인터뷰에서 쌍용차를 인수 이후 운영자금까지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강 회장은 톱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해외투자와 관련해서 “현재 오버부킹되고 있다”며 “오히려 조건이 좋은 곳을 가려서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에디슨이브이의 자금조달이 자꾸 지연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에디슨이브이는 애초 지난해 10월~12월 안에 발행하기로 했던 800억 원(3회부터 6회까지)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올해 4월~6월로 연기했다.
이와 함께 에디슨모터스가 참여하기로 한 총 14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2건과 관련해서도 기간을 6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에디슨이브이는 최근 코스닥 상장사인 유앤아이를 인수하면서 상장사를 통한 자금 확보 채널을 확보했다. 유앤아이는 10일 에디슨이브이를 대상으로 155억 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유앤아이는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4달 동안 모두 6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200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시장에서 모두 800억 원을 조달한다.
에디슨이브이의 유상증자 규모인 155억 원까지 더하면 강 회장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를 통해 약 1천억 원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강 회장이 지금까지 상장사를 인수해 유상 증자 및 사채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점이 오히려 자금력과 관련해 채권단의 신뢰를 받기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에디슨이브이 역시 강 회장이 지배하는 회사를 앞세워 인수한 상장사다.
상장사를 인수해 자금 창구로 활용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지만 ‘차입형 인수합병(M&A)’ 형태인 만큼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올해 1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에디슨모터스가 대출을 받아 사업하겠다는데 이는 인수합병(M&A) 방식 중에서 가장 안 좋은 방식”이라며 “앞으로 재무적투자자(FI)가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지, 전략적투자자(SI)인 에디슨모터스 측이 본인 자금을 얼마나 넣는지도 면밀히 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