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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사업 확장 SK그룹, 최태원 투자유치 위해 탄소감축 성과 절실

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 2022-02-22 15: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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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탄소배출 0)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SK그룹이 구체적 행동 없이 친환경 비전만 앞세우는 게 아니냐'는 의심어린 시선이 나온다.

최 회장은 배터리, 수소 등에서 친환경 관련 신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는 만큼 원활한 투자 유치 기반을 다지기 위해 탄소감축에서 성과를 내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사업 확장 SK그룹,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84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태원</a> 투자유치 위해 탄소감축 성과 절실
최태원 SK그룹 회장.

22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이 탄소중립 성과에서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면 앞으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중요시하는 만큼 SK그룹 계열사들이 탄소중립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투자하지 않거나 기존 투자를 철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전기차배터리를 비롯해 다방면에서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글로벌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원활한 투자유치가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5월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한 뒤 미국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배터리공장을 건설하는 데 114억 달러(13조6천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계열사 SK온은 이 가운데 44억5천만 달러(5조3천억 원)를 투입한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해 온 10억3천만 달러(1조3천억 원) 규모의 페루광구 매매계약이 해제되는 등 자체 자금확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SK온은 '기업공개 전 지분투자(Pre-IPO)'를 통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에 지분 10%가량을 매각해 최대 4조 원을 조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기관투자자 사이에 ESG경영을 중요한 투자 지표로 삼는 성향이 강해지는 만큼 SK온으로서는 탄소 저감 등 친환경 경영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또 최 회장은 2021년 3월 인천 서구 SK인천석유화학에서 열린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해 수소생태계 구축계획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5년 동안 18조5천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여기에 최근 SK그룹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SK텔레콤, SK스퀘어, SK하이닉스는 ‘SK ICT연합’을 구성해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분야 투자를 위한 1조 원 이상의 글로벌 투자자본을 조성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하지만 SK그룹의 탄소감축 이행 노력이 미흡하거나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투자유치가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최근 SK,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은 850조 원을 운용하는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으로부터 탄소감축에 관한 세부계획을 마련해달라는 주주서한을 받았다. 지주사 SK는 SK이노베이션과 에너지 계열사를 대표해 주주서한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SK그룹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탄소감축 노력에 관한 세부계획이 없는 점이 아쉽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은 SK하이닉스 지분 약 0.5%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상황에 따라서는 주주행동에 나서거나 투자를 철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상법상 자본금 1천억 원 이상의 상장회사 지분 0.5%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주주제안을 할 수 있고 지분 0.25%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이사의 해임을 청구할 수 있다.

한때 한국전력 지분 7% 이상을 보유했던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은 2017년부터 한국전력에 석탄발전소 투자철회를 요구했는데 개선노력이 없자 2021년 2월 지분을 전량 매각했고 한전이 발행하는 채권에도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SK그룹은 친환경 경영에서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여온 게 사실이다.

SK,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 8곳은 2020년 11월 2050년까지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풍력, 태양광 등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하겠다는 국제캠페인 ‘RE100’에 가입하는 등 탄소중립에 앞장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 회장은 2021년 6월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확대경영회의에서 “탄소중립은 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다”며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면 우리의 전략적 선택의 폭이 커져 결국에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해 탄소중립을 더욱 당겨야 한다는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만 놓고 보더라도 국내외 사업장에서 필요한 전기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SK하이닉스가 2021년 5월에 내놓은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보면 SK하이닉스는 2020년 환경부문에서 9448억 원의 부정적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보다 2020년 매출이 18.2% 늘어난 만큼 물과 전기 소모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말까지 해외 사업장에서는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국내 사업장에 관해서는 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 시점을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2021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30년까지 국내외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33%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며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의 주주서한과 관련해서는 빠른 시일 안에 답변할 것이다”고 말했다.

SK그룹에선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이 탄소중립과 관련해 더욱 속도를 내달라는 것이지 경고의 의미로 주주서한을 보낸 것은 아니라는 반응도 나온다.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과 달리 블랙록은 최근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SK그룹 계열사 12곳의 사외이사 30명과 진행한 세미나에서 최 회장이 주도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블랙록은 10조 달러(1경2조 원)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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