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이 지난해 보인 높은 성장세를 올해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BGF리테일은 경쟁이 치열하고 월세 등 고정 비용이 높은 수도권에서 무리하게 점포를 늘리는 대신 전국 각지의 중심 상권을 틈새시장으로 보고 점포 수를 늘리는 전략을 선택했는데 이 전략이 성장의 든든한 뒷배가 되고 있다.
18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2021년에 추진한 수도권 이외 지역 중심의 출점 전략을 올해에도 이어간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임차료를 낮출 수 있는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 출점을 늘리는 데 무게를 둬 왔고 올해도 이같은 방향성을 유지한다”며 “편의점업계 1위 브랜드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상품경쟁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BGF리테일이 이런 전략을 유지하기로 한 것은 고정 지출 비용인 임차료를 낮추는 것이 수익성을 높이는데 핵심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수도권은 높은 인구 밀집도 등에 따라 임차료가 높지만 이외 지역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전략의 이면에는 지방 편의점의 성장세가 BGF리테일의 실적 상승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도 여겨진다.
2021년 말 기준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의 점포수는 1만5855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점포수 1만5500여 개와 300개가량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비슷한 매장 수는 점유율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점포 수를 기준으로 한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의 점유율은 각각 34%로 거의 같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방으로 눈을 돌려 보면 상황은 다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편의점의 전체 점포수는 유사하지만 관광지 상권 지역인 강원도와 제주도에서 BGF리테일의 점유율이 10%포인트 이상 차이난다"며 "BGF리테일이 지방상권과 관광지 상권에 조금 더 주력해왔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결국 BGF리테일이 지방에서 영향력을 크게 확대하는데 성공했다는 뜻인데 이는 코로나19 시국에서 BGF리테일의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자 대체제로 국내 여행지가 호황을 맞이했는데 관광객 증가에 따라 덩달아 편의점 매출이 늘어나면서 결과적으로 BGF리테일이 수혜를 본 꼴이 됐기 때문이다.
BGF리테일의 실적자료에 따르면 2021년 전체 매출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보다 1.3%포인트 감소한 대신 주류와 스낵, 유제품 등 가공식품의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2.1%포인트 증가했다.
전국 매장을 토대로 집계한 자료라 단순화하긴 힘들지만 강원과 제주 등 지방 출점 전략이 가공식품의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는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볼 수 있는 자료다.
실제 수치도 이를 증명한다.
BGF리테일은 2021년에 매출 6조7812억 원, 영업이익 1994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매출은 9.7%, 영업이익은 22.9% 늘었다.
반면 GS리테일은 2021년에 편의점사업부에서 매출 7조2113억 원, 영업이익 2140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매출은 3.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5% 줄었다.
BGF리테일이 GS리테일을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에서 모두 앞선 것은 BGF리테일의 지방 출점 전략이 효과적이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도 할 수 있다.
BGF리테일은 올해 수도권 이외 지역에 적극적으로 점포를 늘리는 것과 더불어 점포당 매출을 확대하는 데도 주력하기로 했다. 최근 점포 경영주 지원금 기준을 바꾼 것도 점포당 매출을 늘리고 상품 구색을 다양하게 만드려는 시도로 파악된다.
BGF리테일은 1월부터 점포 경영주에게 전기료 명목으로 지원하던 최저임금 상생지원금 대신 가정간편식이나 신선식품 등을 폐기하는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 조치는 점포 경영주에게 신선식품 수량과 가짓수를 적극적으로 늘릴 수 있게 하는 유인이 된다. 신선식품이 예상보다 적게 팔려도 남은 제품을 폐기할 때 부담할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BGF리테일 회사 입장에서도 기존 상생지원금과 비슷한 비용을 지출하면서도 품목을 다양하게 늘리고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실리를 취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