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도시생활을 위해 주택을 뛰어넘는 주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SK디앤디 이충헌 RESI솔루션개발운용본부 팀장은 1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2026년까지 1만5천세대에 이르는 주거 클러스터를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이렇게 말했다.
종합 부동산 개발업체 SK디앤디는 에피소드라는 브랜드를 통해 도시생활자들을 위한 주거 공간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장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기업형 임대 공유주택'이다.
SK디앤디는 지난 2020년 서울 성수동에 에피소드 성수101을 처음 열었다. 올해 3월 강남262, 수유838, 신촌 369, 서초393을 한꺼번에 오픈한다.
각 에피소드는 지역 환경 등을 반영해 서로 다른 콘셉트로 기획됐다고 한다.
에피소드 신촌369는 대학가인 점을 고려해 문화적 영감을 위한 다채롭고 활기찬 플레이그라운드라는 컬처밍글링(Culture Mingling)을 제시했다.
에피소드 수유838은 주거 밀집지역이자 학생과 직장인 1인가구에 초점을 맞춰 이웃과 만남을 위한 공간으로 ‘수직마을’ 콘셉트를 내세웠다.
지역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100만~200만 원 수준으로 일반 오피스텔보다 비싸지만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에피소드 신촌369의 계약률은 70%, 강남262와 수유838은 40%를 보이고 있다. 일반 임대주택의 계약이 모두 성사되는 데 6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계약 속도가 빠른 셈이다.
SK디앤디는 이날 오전 취재진에게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39-9에 위치한 에피소드 강남262를 공개했다.
▲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에피소드 강남262 오피스 층. <비즈니스포스트> |
◆리브앤워크(Live&Work) 콘셉트로 꾸며진 에피소드 강남262
에피소드 강남262는 한 개 층을 공유 오피스 공간으로 구성했다. 곳곳에 회의를 열 수 있는 공간들이 배치됐고 높은 층고와 탁 트인 시야는 회의와 사무 공간으로 모자람이 없어 보였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재택근무가 일상화한 점과 서울 강남이 업무지역이라는 특성을 고려했다고 한다. 넓은 개방감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업무 집중력이 필요한 개별 공간도 따로 마련했다.
개인 공간은 독립적이면서도 개방감을 놓치지 않았다. 칸막이를 설치한 넓은 책상에서 강남 한복판을 내려다 보며 일을 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 에피소드 강남262 오피스 층에 위치한 개인 업무공간(왼쪽)과 영상편집 공간. <비즈니스포스트> |
영상 편집과 화상회의 등을 위한 시설도 갖췄다.
SK디앤디 관계자는 "최근 유튜브 등 채널을 통해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 방송장비를 갖춘 오피스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오피스 층에 설치된 안마의자와 공유키친. <비즈니스포스트> |
◆공유주택 강점도 살리고 개인생활도 보장해
오피스 층에는 업무를 하며 쌓인 피로를 풀 수 있도록 작은 공간에 안마의자가 있었다. 개방적 공간과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공간에 더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점에서 세심함이 돋보였다.
오피스 층 안쪽에는 공유키친도 마련됐다.
업무를 마친 뒤 서로 사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1인 가구로 구성된 공유주택에서 혼자 산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배치한 것으로 보였다.
▲ 입주민들이 예약을 통해 지인 및 이웃들과 교류를 나눌 수 있는 공간. <비즈니스포스트> |
지인을 초청하거나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있었다. 입주민들은 예약을 통해 와인을 즐기거나 영화를 볼 수 있는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줄어든 식당 등의 영업시간이 줄어들 상황에 지인들과 교류할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 에피소드 강남262에서 가장 넓은 52㎡ 규모의 주거공간. <비즈니스포스트> |
◆주거면적도 넓게 느껴지도록 설계해
주거면적을 보면 전용면적 26㎡~52㎡으로 구성된 원룸에 가까운 형태지만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더욱이 높은 층고와 큰 유리창 넘어 보이는 도시광경 덕분에 방이 비좁게 느껴지지 않았다.
▲ 침대 아래 수납공간이 배치하고(왼쪽) 복층구조를 통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비즈니스포스트> |
복층구조를 통해 침실을 위층으로 올려 아래층 공간을 옷방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랍이 있는 침대 등를 배치해 수납공간을 많이 마련했다.
세면대를 화장실과 분리해 호텔에서 생활하는 것 같은 경험을 주려는 시도도 했다.
▲ 세면대와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는 주거공간. <비즈니스포스트> |
다른 지역의 에피소드에 먼저 적용된 사례에서 입주민들의 반응이 좋아 강남262에도 시도하게 됐다고 SK디앤디 관계자는 설명했다.
주거에 어울리는 쇼파 등 개인의 취향에 맞는 인테리어를 간단히 완성할 수 있는 홈퍼니싱 구독 서비스도 제공한다.
1인 가구는 원룸에서 생활할 때 필요한 가구들을 산 뒤 이사할 때 버리는 경우가 많다. 구독 서비스를 통해 이런 번거로움을 해결하고 비용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SK디앤디에서 제공하는 홈퍼니싱 구독서비스 제품들로 배치된 주거공간. <비즈니스포스트> |
◆입주부터 이사 및 퇴거까지 종합·전문적 운영관리 솔루션 제공
에피소드는 SK디앤디의 부동산 운영 전문 자회사인 디앤디프라퍼티매니저먼트(DDP)가 운영 및 관리를 담당한다.
에피소드에는 문화 향유 기회도 있다. 예술 공연 플랫폼,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등과 파트너십을 통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입주민들에게 제공한다. 문화가 결합된 새로운 주거 서비스를 주겠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