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이사가 바이오의약품 원료인 플라스미드DNA의 위탁생산(CMO)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16일 진원생명과학에 따르면 올해 플라스미드DNA 위탁생산 매출 규모를 2천억 원으로 늘리고 내년에는 5천억 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진원생명과학은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지분 100% 보유 자회사 ‘VGXI’에 플라스미드DNA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있다.
2023년 생산시설 증설이 완료되면 플라스미드DNA 생산능력은 기존 500ℓ에서 5천ℓ로 대폭 늘어나게 된다.
증설되는 시설에서 생산할 플라스미드DNA 위탁생산 수주는 이미 시작됐다.
진원생명과학은 이달 3일 미국 바이오기업과 21억 원 규모의 플라스미드DNA 공급계약을 맺었고 14일에는 다른 미국 바이오기업에 22억 원 규모의 플라스미드DNA를 공급하기로 계약했다고 공시했다. 상대 기업에 관한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진원생명과학은 기존 시설에서 생산이 가능한 약 300억 원 규모의 플라스미드DNA 위탁생산 계약은 이미 체결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에 추가로 수주한 플라스미드DNA 위탁생산 물량은 새로 증설하는 시설에서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설이 진행되는 동안 진원생명과학은 글로벌 바이오제약기업을 상대로 플라스미드DNA 위탁생산 수주를 늘리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진원생명과학이 생산시설 증설로 올해 약 2천억 원대의 매출을 2023년에는 약 5천억 원대까지 매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그동안 진원생명과학은 해마다 300~4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거둬왔다.
시장 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미드DNA 제조 시장규모는 2021년부터 2028년까지 해마다 18.8%씩 성장해 2028년에는 86억 달러(약 10조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플라스미드DNA는 세포 안에서 ‘운반체 DNA’로 불린다. 복제원점(replication origin)을 가져 복제를 할 수 있으며 다른 세포막을 직접 뚫고 들어갈 수도 있어 세포치료제 개발의 핵심 원료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AAV 전달체 치료제, 카티(CAR-T) 치료제, 유전자가위 치료제 등에 모두 쓸 수 있어 다수의 제약바이오기업이 플라스미드DNA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mRNA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면서 제약바이오업계에서 mRNA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 노바티스도 AAV 전달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기업 다이노테라퓨틱스에 AAV 유전자치료제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진원생명과학은 DNA 기반 백신과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DNA 기반 백신 후보물질로 메르스 바이러스 예방 백신 후보물질 ‘GLS-5300(국내 임상1/2상)’, 지카 바이러스 예방 백신 후보물질 ‘GLS-5700(푸에르토리코 임상1상)’, 코로나19 예방 백신 ‘GLS-5310(국내 임상1/2a상)’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DNA 기반 치료제 후보물질인 코에 뿌리는 코로나19 감염방지제 후보물질 ‘GLS-1200(미국 임상2상)’,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GLS-1027(다국가 임상2상)’ 등도 개발한다.
진원생명과학은 플라스미드DNA 위탁생산으로 확보하는 자금을 신약 후보물질 임상개발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신약개발에는 평균적으로 임상1상 50억 원 안팎, 임상2상 200억 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하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플라스미드DNA 생산시설 증설과 위탁생산 수주로 실적이 늘어 백신과 치료제 연구개발에도 힘이 된다”며 “현재 1개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과 2개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