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일 무신사 공동대표이사가 시니어층을 대상으로 한 패션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무신사 주요 고객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태생) 남성이었는데 고객층을 넓히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패션플랫폼의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는 4050 여성세대를 겨냥한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14일 패션업계에서는 무신사가 준비 중인 새로운 패션플랫폼이 올해 상반기 안에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패션업계는 무신사의 인력 채용 내용으로 미뤄 4050세대 여성 패션플랫폼을 새로 론칭할 것으로 바라본다.
무신사는 지난달부터 개발과 플랫폼서비스 기획 등의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
무신사는 채용공고에서 “별도 조직에서 전폭적 지원 및 충분한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시니어패션 신규사업을 주도적으로 기획, 실행해 나갈 수 있는 인재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무신사가 '시니어패션' 플랫폼을 준비하는 것은 지난해부터 4050세대 패션플랫폼 시장이 달아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1020세대 패션플랫폼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지만 4050세대 온라인패션 시장은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블루오션이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4050세대 중년층이 매력적인 '큰 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이들은 젊은 세대보다 구매력도 크고 브랜드 이탈률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중년층 사이에서도 온라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021 한국 소비생활지표'를 살펴보면 온라인쇼핑을 한 번이라도 이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 가운데 50대 비율은 79.2%를 차지했다. 2019년 조사 때는 29.5%였다.
40대의 경우 온라인쇼핑 경험 비율이 91.1%로 나타나는 등 중장년층에게도 온라인쇼핑은 더이상 낯설지 않은 것이 됐다는 점도 한 대표가 이들을 겨냥한 패션플랫폼을 구상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4050세대를 염두에 둔 패션플랫폼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 4050세대 패션플랫폼으로는 라포랩스의 '퀸잇'이 있다. 퀸잇은 2020년 9월 론칭한 뒤 약 1년 만에 월 거래액이 100억 원을 돌파했다.
지그재그를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스타일도 지난해 7월 4050세대 여성 패션플랫폼 ‘포스티’를 선보였다. 스탁컴퍼니의 아이스탁몰은 ‘4050세대 남성들의 무신사’로 알려지면서 회원수가 80만 명을 넘어섰다.
한 대표는 패션플랫폼업계 1위 무신사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특히 한 대표는 여성 패션 카테고리에서 성공의 갈증이 심하다.
무신사는 2016년 ‘우신사’를 출범한 데 이어 2021년에는 ‘스타일쉐어’와 자회사 ‘29cm’를 3천억 원에 인수하는 등 여성 패션 카테고리 확장을 계속 시도해왔지만 지그재그, W컨셉, 에이블리 등 경쟁업체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한 대표가 여성 패션 브랜드를 키워내려는 것은 향후 상장 과정에서 더 높은 기업가치를 받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무신사는 2019년 11월 미국 세콰이어캐피털에서 투자금 1900억 원을 유치했고 지난해 3월 세콰이어캐피털과 IMM인베스트먼트 등에서 투자금 1300억 원을 받았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2019년 투자유치 때 5년 이내 기업공개 조건을 건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무신사가 2023년 안으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월 세콰이아캐피털로부터 1300억 원을 투자받았을 당시 무신사의 기업가치는 2조5천 억 원으로 평가됐다. 2021년 한해동안 무신사의 거래규모가 90% 이상 늘어남 점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