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2022-02-03 16: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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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한글과컴퓨터 각자대표이사가 글로벌사업을 총괄할 회사를 싱가포르에 세운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국내 매출비중이 95% 수준인 한컴그룹의 수익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각자대표이사.
3일 한글과컴퓨터는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인 사스(SaaS) 전문기업 KDAN과 싱가포르에 한컴홀딩스(가칭)를 공동으로 설립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KDAN은 김 대표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운영하는 회사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전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출의 80%가 북미·유럽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글과컴퓨터와 KDAN는 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와 소프트웨어 개발키트를 통합해 한컴홀딩스를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시킨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유럽 및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소프트웨어 개발키트(SDK) 분야 기업 인수를 추진하기로 했다.
사스는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과 기본 IT 인프라 및 플랫폼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공급 모델이다.
이 가운데 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와 소프트웨어 개발키트는 소프트웨어의 개발 관련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다.
한컴홀딩스 설립은 한글과컴퓨터가 재무적투자자(FI)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300억 원을 출자하고 KDAN도 투자하는 공동투자 방식으로 추진된다.
김연수 대표는 국내시장보다 글로벌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한글과컴퓨터의 실적개선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시장 규모는 2020년 1207억 달러(145조3789억 원), 2021년 1455억 달러(175억2497억 원), 2022년 1719억 달러(207조475억 원)로 2년 동안 42.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월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발표한 2021년 클라우드산업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시장의 매출규모는 1조4409억 원 수준이다. 시장규모를 고려하면 글로벌시장 진출은 필수인 셈이다.
현재 한글과컴퓨터의 해외매출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한글과컴퓨터의 전자공시시스템 실적보고서를 살펴보면 2021년 3분기 누적 매출 기준 해외 비중은 5.08%로 적다. 2020년은 6.3%, 2019년은 7.0%로 역시 크지 않다.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 주주서한을 통해 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및 소프트웨어 개발키트(SDK) 기업 투자를 통해 한글과컴퓨터의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한컴그룹 관계자는 "아직 세부 지분비율 등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한컴홀딩스의 공동투자가 한컴그룹이 글로벌 매출 비중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따른 것은 맞다"며 "현재 글로벌시장에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글로벌시장에서 인수된 기업들은 한컴홀딩스 아래 배치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재무적투자자, KDAN 등과 함께 이뤄지는 것이다"며 "한글과컴퓨터와 한컴홀딩스의 관계는 계열사보다는 관계사 정도가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연수 대표는 이번 공동투자를 통해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회사의 지배력을 높이는 효과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에 공동투자에 나선 KDAN은 김연수 대표 개인과 직접적, 한컴그룹과는 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회사다.
김 대표는 지난해 자신이 운영하는 사모펀드운용사 다토즈파트너스를 통해 KDAN에 투자했다. 다토즈파트너스는 KDAN의 최대주주다. 단순투자가 아닌 경영참여 조건의 투자로 김 대표는 현재 KDAN의 이사회 멤버이자 글로벌투자책임자를 맡고 있다.
김 대표는 앞서 한컴그룹 지배구조 강화에도 다토즈파트너스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5월 말 다토즈파트너스 아래 HCIH라는 회사가 한글과컴퓨터 지분을 9.89%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한글과컴퓨터 2대주주에 오른 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