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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홈쇼핑 비리의 후폭풍에 직면했다. 롯데홈쇼핑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롯데홈쇼핑이 홈쇼핑채널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25일 공공성과 공정성을 저해한 홈쇼핑채널에 대해 재승인 심사 때 불이익을 주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부는 재승인 심사가 있는 내년 5월까지 세부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 롯데홈쇼핑 재승인 불허 여론 커지는 이유는
미래부는 롯데홈쇼핑 납품비리가 수사중이던 지난 달부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 강조해 왔다. 홈쇼핑은 공적재산인 전파를 사용하는 만큼 기업이윤 못지않게 사회적 책임이 매우 막중하다는 것이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지난 달 “앞으로 납품비리는 홈쇼핑채널 재심사에 확실하게 반영토록 하겠다”며 “재심사를 거쳐 점수가 나쁘게 나오면 승인을 취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롯데홈쇼핑이 아예 퇴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검찰수사로 밝혀진 비리규모가 크고 수법도 치밀해 단순 불이익을 주는 데서 그치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납품업체들이 홈쇼핑에 뇌물을 주면 뇌물이 상품가격에 전가돼 결국 소비자들의 피해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갑을관계’를 악용한 데서 비롯됐다. 이러한 사실도 처벌이 강화될 것이란 예측에 힘을 실어준다.
홈쇼핑은 진입장벽이 높아 태생적으로 비리를 근절하기 어려운 구조다. 홈쇼핑은 6개밖에 없는 반면 납품을 원하는 업체는 넘친다. 게다가 대부분 스스로 유통망을 뚫거나 제품을 홍보할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다.
이런 구조에서 필연적으로 갑을관계가 생기고 납품비리로 이어진다. 검찰 관계자는 “납품을 하고 좋은 시간대를 배정받으려면 홈쇼핑업체 모든 직급에 로비가 필요한 구조”라고 말했다.
이런 구조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처벌을 강화해 반면교사로 삼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홈쇼핑 납품비리는 2012년 대규모로 불거졌는데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 당시 홈쇼핑 4개사 직원들이 뒷돈을 챙긴 혐의로 무더기로 사법처리됐다.
그 뒤 홈쇼핑기업들이 작년부터 내부감시를 강화하는 등 투명성을 키우겠다고 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소용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 롯데홈쇼핑 퇴출 때 롯데그룹도 큰 타격
롯데홈쇼핑이 퇴출될 경우 롯데그룹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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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헌 전 롯데홈쇼핑 대표가 지난 17일 구속됐다.<뉴시스> |
롯데홈쇼핑의 지난해 매출은 7732억 원으로 롯데그룹 전체(59조 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2007년 2천억 원대였던 매출이 지난해 7천억 원대로 오를 만큼 그 성장세가 가파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이 내수부진과 과다경쟁, 정부 규제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며 정체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롯데홈쇼핑은 2007년 우리홈쇼핑을 인수하며 뒤늦게 홈쇼핑시장에 뛰어들었다. 다른 기업보다 10년 이상 뒤늦게 진출해 마케팅 공세를 펼치다보니 초기비용이 많이 들었다. 진출 7년 만인 내년 5월 퇴출된다면 롯데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롯데쇼핑의 다른 부문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미지 악화 역시 피할 수 없다. 특히 롯데쇼핑은 롯데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40%가 넘는 핵심 계열사다.
롯데홈쇼핑은 최근 납품비리로 신헌 전 롯데홈쇼핑 대표 등 임직원 7명이 구속됐다. 이들은 좋은 시간대 편성이나 방송 횟수, 백화점 입점 등 편의를 봐 준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내연녀의 동생까지 동원하는 등 교묘한 수법을 사용한 것이 드러났다.
신동빈 회장은 24일 이와 관련해 “롯데홈쇼핑 사건은 충격과 실망 그 자체였고, 정성을 다해 쌓아왔던 공든 탑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번 일을 그룹 내 부정과 비리를 발본색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