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쿠콘 대표이사가 금융을 넘어 의료, 유통 등 비금융 데이터 확보에 나선다.
김 대표는 내년 1월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금융 데이터뿐 아니라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에 관한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8일 쿠콘에 따르면 김 대표는 내년에 의료·유통 등 데이터 상품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관련 기업과 협력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콘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쿠콘은 금융 데이터뿐 아니라 비금융 데이터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내년에는 의료, 유통 등으로 비금융 데이터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콘은 비즈니스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 연결해 표준화된 형태로 제공하는 데이터 전문기업이다.
국내 금융사와 공공기관 등 500여 곳 기관의 데이터를 매일 수집하고 이를 통해 데이터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상품을 만들어 기업에게 제공하는 B2B(기업 대상 비즈니스)기업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기존 금융 데이터 외에도 비금융 데이터 수요가 늘어날 공산이 크다.
마이데이터는 정보주체(개인)의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는 개념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위탁받은 기업이나 기관이 흩어져 있던 정보를 활용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내년 1월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을 본격 시행하기로 하고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은 사업자를 대상으로 올해 12월 시범운용을 허용했다.
다만 마이데이터 사업이 전면 시행되기 전에 금융권에서 선보인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보면 아직까지는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직 서비스가 정식 출시된 것은 아닌 만큼 추후 변화가 생길 수 있지만 기존에 학보하고 있는 금융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차별성은 기존 금융데이터에 얼마나 다양한 비금융데이터를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승부가 달려있는 셈이다.
이러한 점이 김 대표가 비금융 데이터 확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선 김 대표는 비금융 데이터 가운데서도 의료와 유통분야 데이터에 주목하고 있다.
쿠콘은 유통 데이터를 기존 오픈마켓, 소셜커머스에서 배달, 숙박 앱과 지급결제사, 수출입 물류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의료 데이터는 임상연구정보, 예방접종, 건강검진 이력 정보 등을 새로운 데이터 시장으로 보고 있다.
의료 데이터는 각종 헬스케어 서비스 구현에 활용될 수 있고 유통 데이터는 중소상공인 대상 서비스와 고객들의 소비를 돕는 서비스 구현 등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쿠콘이 금융 데이터에 더해 비금융 데이터로 영역을 확대하면 실적 증가도 기대된다.
쿠콘은 데이터 사업과 페이먼트 사업에서 실적을 내고 있다. 2021년 3분기 기준 매출액은 데이터 사업 184억 원(42%), 페이먼트 사업 254억 원(58%) 등이다.
김두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데이터 사업 매출은 API 초기 도입비 및 사용량에 따른 수수료로 구성돼 이익률은 페이먼트 사업보다 높다”며 “쿠콘의 신규 API 상품 출시 증가로 외형 성장 및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콘은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762억 원, 영업이익 215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2021년 추산치보다 매출은 21.1%, 영업이익은 27.9%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