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회장은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을 세웠는데 현재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가 공업용지여서 개발 차익을 얻기 위해서는 용도변경 등이 필요한 데다 이런 계획으로 채권단을 설득하는 일도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운영자금 조달계획과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강 회장은 앞서 에디스모터스 컨소시엄이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자에 선정된 뒤 평택공장 부지를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아 8천억 원가량의 자금을 대출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을 놓고 쌍용차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반대하는 태도를 보이자 용도변경을 통한 부지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평택공장 부지는 쌍용차가 2020년 말 자산재평가를 진행했을때 9천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용도변경이 이뤄진다면 더욱 높은 가치를 받을 수 있어 이를 통해 운영자금을 충당하겠다는 게 강 회장의 계획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공업용지인 평택공장 부지가 주택용지로 전환된다면 가치가 1조5천억 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용도변경을 포함해 부동산 개발은 최소 수년이 걸리는 만큼 적절한 시기에 부지를 매각해 강 회장이 제때 쌍용차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물론 현재 평택시가 쌍용차 회생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용도변경을 포함한 부동산 개발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다만 용도변경 이후 부동산 개발까지 통상 수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 사이에 쌍용차가 버틸 만한 운영자금이 있는 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쌍용차는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재무체력이 허약할 수밖에 없는 데다 현재도 영업손실이 쌓이고 있다.
운영자금뿐 아니라 강 회장이 계획하고 있는 전기차회사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천문학적 규모에 이르는 신차 개발비도 필요하다.
더구나 쌍용차 회생계획안에 포함될 자금 조달방안에서 부동산 개발 계획이 포함된다면 채권단을 설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산업은행은 지금껏 새 투자자의 재정적 능력과 함께 실현가능한 사업계획서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쌍용차에 자금지원을 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신차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부동산 개발을 통해 확보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면 에디슨모터스의 재무적 능력이 충분히 뒷받침 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채권단이 쌍용차 회생계획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결국 쌍용차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매각절차가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시선도 자동차업계에서 나온다.
물론 서울회생법원이 채권단의 동의 여부와 관계 없이 강제로 회생계획안을 인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2009년 쌍용차의 첫 법정관리 기간에 강제인가 결정을 내렸던 만큼 또다시 강제인가 결정을 내리기는 서울회생법원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강 회장이 쌍용차 부지와 관련해 말을 바꾼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만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자체 자금조달능력과 관련한 채권단의 신뢰도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쌍용차 '인수전' 초기만 해도 평택공장 부지와 관련해 "매각 대금으로 새로운 공장을 짓고 남은 비용은 평택시에 환원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택공장 부지 관련 추가 담보대출을 일으킬 길이 막히는 등 자금 조달계획 마련이 여의치 않자 결국 부지 매각을 통해 부동산 개발 이익을 취득하겠다는 쪽으로 선회했다고 채권단에선 판단할 수 있다.
이미 산업은행에서는 평택공장 부지에 대한 ‘부동산 개발’ 방안을 놓고 회의적 태도를 보인 만큼 부지 매각을 통한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주채권은행을 설득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특히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부실기업 구조조정 관련해 ‘먹튀’ 이야기가 꼭 나오지만 쌍용차 인수합병(M&A)이 부동산 투기가 될 확률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평택공장 이전을 추진하더라도 최소 7~8년, 길게는 10여년이 걸리는 만큼 공장 이전은 새 주인에게 매우 불확실한 계획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