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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반도체 짧은 겨울 가고 봄 성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꽃망울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1-12-22 1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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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글로벌 메모리반도체업황을 두고 대체로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던 국내외 증권사들의 시각이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업황이 주기적으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던 사이클 효과에서 벗어나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실적 및 주가흐름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공산이 크다.
 
메모리반도체 짧은 겨울 가고 봄 성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꽃망울
▲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

증권전문지 마켓워치는 22일 “메모리반도체 ‘겨울’이 곧 봄으로 바뀔 것이라는 증권사 전망이 나오며 마이크론의 가파른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21일 마이크론 주가는 하루 만에 10.5% 상승하며 약 8개월 만에 최고가를 나타냈다.

마이크론이 전날 장 마감 뒤 콘퍼런스콜을 통해 메모리반도체업황에 긍정적 전망을 내놓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 영향으로 마이크론의 회계연도 2022년 1분기(2021년 9월~11월) 매출은 지난 회계연도 1분기보다 33.2%, 영업이익은 201.4%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실적발표 뒤 해외 증권사 17곳에서 일제히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높여 내놓았다.

특히 증권사 웨드부시는 “메모리반도체 겨울이 봄으로 바뀌었다”며 “일각에서 나온 급격한 반도체업황 악화 전망을 뒤집고 미미한 수준의 업황 변동을 나타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모건스탠리는 8월 ‘겨울이 온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4분기부터 메모리반도체 공급 과잉과 수요 위축이 본격화되면서 내년 또는 그 이후까지 반도체업황이 장기간 침체기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마이크론의 회계연도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 판매가격 하락폭이 예상치보다 작았고 수요는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모건스탠리의 예측을 비켜갔다.

마이크론의 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 반영된 반도체업황 효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4분기 실적에 가장 큰 변수인 만큼 한국 반도체기업들이 양호한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점도 예고한 셈이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볼 때 내년 상반기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긍정적 신호”라고 바라봤다.

모건스탠리가 반도체업황 악화를 전망한 보고서를 내놓은 뒤 삼성전자 주가는 2개월동안 약 14%, SK하이닉스 주가는 약 16%에 이르는 하락폭을 나타내며 장기간 약세를 보였다.

마이크론이 실적발표를 통해 증명한 대로 모건스탠리의 내년 반도체업황 예측이 어긋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실적을 늘리며 주가에도 확실한 반등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까지 메모리반도체 업황 강세가 나타난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반도체기업들이 시설 투자를 확대하면서 공급 과잉과 업황 악화를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에 따른 고객사들의 물량 확보 경쟁과 DDR5 D램 등 반도체기술 고도화, 첨단 신산업 발전 등 변수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PC와 모바일 등 전통적 수요처뿐 아니라 데이터서버와 전기차, 메타버스와 사물인터넷 등 분야에서도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PC와 모바일 등 제조업 분야에서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며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감소한다고 해도 신산업 분야의 가파른 수요 증가를 통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를 겪은 글로벌 IT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메모리반도체 재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꾸준히 수요를 늘리고 있는 점도 메모리반도체시장 호황 장기화를 이끌고 있다.

마이크론은 현재 반도체 매출의 약 75%가 고객사와 장기 계약에 따라 발생하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업황이 악화하더라도 대부분의 수요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PC와 모바일, 서버시장에서 DDR5 D램 수요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 점도 긍정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반도체기업은 DDR5 규격의 D램 수요 증가에 대응해 기존 생산라인을 전환하는 등 생산 확대에 힘쓰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짧은 겨울 가고 봄 성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꽃망울
▲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왼쪽)와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DDR5 D램 특성상 생산설비 투자에 비교적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존 공정의 D램이나 낸드플래시에 투자를 확대할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내년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예상됐던 메모리반도체기업들의 물량 경쟁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이다.

DDR5 D램은 공급 단가도 높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의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될 수도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글로벌 반도체업황이 겨울을 맞았지만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반도체업황에 타격이 크지 않았다며 여전히 업황 침체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메모리반도체 장기 호황을 예상하는 쪽으로 돌아선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내년 이후까지 계속 양호한 반도체업황에 따라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 웰스파고는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내년 초 저점을 확인한 뒤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데이터센터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강력한 수요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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