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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산업은행 잇단 부실대출로 곤욕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06-23 12:4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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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은 4월 취임 이후 줄곧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맏형' 역할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산업은행의 부실대출 논란이 잇따르면서 홍기택 회장의 맏형론도 힘을 잃고 있다.

  홍기택, 산업은행 잇단 부실대출로 곤욕  
▲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 겸 KDB산업은행장

금융감독원은 주채권은행 산업은행이 STX조선해양에 9천억 원 상당을 대출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다음달 중 이와 관련해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산업은행 고위 임원들에 징계를 내릴 방침을 세웠다. 당시 산업은행 수장을 맡았던 강만수 전 KD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징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STX 건과 관련해 산업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한 뒤 최근 추가검사를 통해 부실 정황을 포착했으며 관련 임직원을 제재하려 한다”며 “징계수위까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2조3246억 원의 분식회계를 통해 산업은행으로부터 9천억 원을 대출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대출심사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대출심사 과정에서 원칙을 지켰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최근 특별검사를 나와 STX와 강덕수 전 회장 관련한 대출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고 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칙을 지키며 대출했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부실대출 논란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다.


산업은행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청해진해운에 100억 원 상당을 부실대출한 혐의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특별검사를 받았다. 당시에도 산업은행의 부실한 대출심사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이번 STX조선해양 대출과 마찬가지로 원칙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대출이라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은 산업은행을 포함한 금융회사들에 대한 세월호 관련 부실대출 검사작업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7~8월 중 징계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산업은행은 청해진해운에 대출하면서 담보로 잡은 세월호 여객선 자체가 사라져 대출금 회수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시중은행을 대신해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명분으로 막대한 자금을 기업에 대출하는 과정에서 부실대출 논란을 일으키며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부실대출로 인한 산업은행의 적자는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메울 수 밖에 없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조4천억 원대를 적자를 냈다. 설립 13년 만의 적자였다. STX구조조정과 대우건설 손상차손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 겸 KDB산업은행장은 “올해 대손충당금이 감소하면서 6천억원 대의 순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산업은행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599억 원을 내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부실대출로 인해 대출금 회수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올해 흑자목표액 6천억 원 달성은 불투명해진다.


이에 따라 최근 논란이 된 산업은행의 부실대출이 비록 전임자 시절 발생한 일이라 하더라도 이로 인한 홍기택 회장의 입지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홍기택 회장 역시 취임 이후인 지난해 말 금호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회사부실에 책임이 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경영에 복귀시키면서 특혜시비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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