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손실을 보상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등 민생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 후보는 17일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대응특별위원회 첫 회의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금융지원도 중요하고 직접적 재정지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매출지원”이라며 “매출지원도 할 수 있는 소비쿠폰 같은 방식도 최대한 동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과 선거대책위원회의 의견이 정해지겠지만 원칙적으로 온전한 보상, 선보상 후정산, 금융지원보다는 재정지원 중심의 원칙이 잘 지켜지고 국민이 생명에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손실보상 관련 입법을 더 보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고 확진자를 관리하기 위한 의료체계를 보완하기로 했다.
이 후보가 잇달아 내놓고 있는 ‘소확행’ 공약에도 아동급식 개선, 등하굣길 안전 국가 책임제, 플랫폼 수수료 투명화 등 민생에 관한 내용이 대거 담겨 있다. 소확행 공약들은 국민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들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유권자들에게 실질적 효능감을 느끼게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민생 분야의 비전 제시와 정책능력은 이 후보가 경쟁자인 윤석열 후보와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정치나 행정과 관련해 윤 후보의 경험과 식견이 적은 만큼 이 부분에서 이 후보가 돋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윤 후보는 공개석상에서 민생에 관한 몰이해를 여러 차례 드러낸 적이 많다. 윤 후보는 지난달 30일 충북 청주의 한 중소기업에서 주52시간 근무제와 최저시급제 등을 철폐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반면 이 후보는 정권교체 심리가 우세한 불리한 상황에서도 민생행보를 통해 차곡차곡 지지도를 쌓아 왔다.
복수의 여론조사를 보면 이 후보는 지지도 상승세를 보이며 윤 후보와 호각세를 보이고 있다. 얼마 전까지 정권교체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윤 후보에게 비교적 큰 격차로 뒤처진 데서 많이 따라잡거나 일부에서는 역전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14~15일 1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를 보면 이 후보는 35.4%, 윤 후보는 33.3%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안에서 접전 양상이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같은 조사에서 이 후보는 32.7%, 윤 후보는 34.4%였다. 이 후보가 최근 상대적으로 선전한 셈이다.
다른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이 후보가 선전한 반면 윤 후보는 다소 부진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하지만 이 후보 아들의 도박·성매매 의혹은 이 후보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 아들 문제가 반영되면 그동안의 흐름이 반전될 가능성도 크다.
이 후보 선대위와 민주당은 김건희씨 의혹을 윤 후보의 중대한 결격사유로 내세우고 있었던 만큼 후보와 가족을 분리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 후보 아들 의혹을 방어하는 것도 다소 궁색하게 여겨질 수 있다.
이 후보로서는 상대 쪽의 실점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여지가 줄어든 만큼 민생에 주력해 득점을 늘리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이 후보는 17일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촛불 들어 정권을 바꿨는데 ‘내 삶은 기대만큼 나아지지 않는다’는 실망감, 대단한 요구가 아니라 그저 삶을 조금 더 안정적으로 만들어달라는 요구에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반성을 요구했다.
그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유능하고 기민한 정당으로 민주당을 함께 변화시켜야 한다”며 “더 성찰하고 성장하겠다. 이재명과 민주당이 다시 한번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해 달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