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을 설득해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윤석열 후보가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면 선대위는 진정한 '원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12월6일 서울시 송파구 KSPO돔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국민의힘 안팎에 따르면 대선정국이 박빙싸움으로 흘러가면서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윤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 수록 홍 의원을 향한 2030세대의 지지와 유 전 의원의 중도층 영향력이 절실해지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이날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석열 후보는 36.4% 이재명 후보는 36.3%의 지지율을 각각 얻었다. 사실상 지지율이 같다고 볼 수 있다. 이 조사는 지난 6~7일 진행됐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컨벤션 효과를 다 까먹은 윤 후보로서는 지지율 상승을 위한 카드가 절실하다.
당 안팎에서는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의 선대위 참여가 지지율을 높이는 모엔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1월경 두 사람이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임태희 국민의힘 선대위 총괄상황본부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홍 의원이 내년 1월쯤 선대위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홍 의원은 자신보다 대의에 서슴없이 모든 희생을 감수하고도 결단을 하는 사람"이라며 "정권교체로 나라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대의 앞에 홍 의원도 같은 뜻을 갖고 처신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 전 의원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진, 박찬주, 안상수, 원희룡, 장기표, 최재형, 하태경 등 윤 후보와 경쟁했던 국민의힘 경선후보들은 6일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해 윤 후보에게 힘을 보탰지만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불참했다.
게다가 홍 의원은 청년플랫폼 '청년의 꿈'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선대위 합류에 선을 그어왔다. 유 전 의원은 경선 이후 잠행중이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선대위에 합류하게 된다면 윤 후보는 명실상부한 통합선대위를 꾸리게 된다.
최근 윤 후보는 이준석 대표를 끌어안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선대위에 영입하면서 당내 갈등을 수습했다.
민주당 출신인 금태섭 전 의원을 비롯해 호남 출신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전 국민의당 원내대표 등이 선대위에 합류한 데 이어 전날(7일)에는 현역 의원인 이용호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외연확장에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경선 과정에서 대립했던 홍 의원과 유 전 의원까지 선대위에 이름을 올리게 되면 윤 후보는 '큰 그릇'의 이미지를 내보일 수 있게 된다.
이를 아는 윤 후보는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에게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윤 후보는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주에 홍 의원을 만났을 때 밖에서 도와주겠다고 했는데 당의 중견 원로이기 때문에 정권교체의 대장정에 좀 더 기여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2일 홍 의원과 비공개 만찬회동을 했다. 지난달 5일 경선이 끝나고 27일 만이었다.
그는 유 전 의원과의 만남에 대해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만나려 했는데 지금 지방에 있다고 한다"며 "올라오면 만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김종인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를 위해 김재원 최고위원을 보내 계속 김 위원장을 설득했던 것처럼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나설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준다면 두 사람이 선대위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선대위에 합류할 수 있도록 밑자락도 깔아놨다.
윤 후보는 경선 때 유승민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오신환 전 의원을 선대위 총괄상황본부 상황1실장으로 임명했다. 홍준표 캠프 대변인이었던 여명 서울시의원은 청년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유승민 캠프 대변인이었던 이기인 성남시의원도 청년본부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유승민계인 유의동 의원과 홍준표계로 분류되는 배현진 최고위원이 선대위 후보 전략자문위원으로 합류했다.
다만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선대위에 합류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홍 의원은 김종인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소식이 나온 4일 청년의 꿈에 "나의 역할도 있었으니 그 또한 만족"이라며 "이젠 마음 편히 백의종군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에 홍 의원이 당분간 선대위에서 어떤 역할도 맡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마지막 정치적 도전을 선언했던 유 전 의원의 합류 가능성은 홍 의원보다 더 낮다는 시선이 있다.
유 전 의원은 보수 정치인이지만 경제정의 실현에 관심이 많으며 복지친화적이다. 시장경제 중심 성향의 윤 후보가 유 전 의원을 만족시킬 만한 정책 방향성을 보여주면서 합류의 명분을 줘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