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대표이사 사장이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 사장은 하이트진로음료가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추도록 비생수사업부문의 사업 비중을 더 키우려고 한다.
7일 하이트진로음료에 따르면 비생수사업부문의 매출 확대를 위해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판매를 가정용채널에 이어 유흥외식채널에서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주세법에 따르면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인 경우는 주류가 아닌 음료로 구분된다. 이에 따라 무알콜 맥주맛 음료는 하이트진로의 자회사인 하이트진로음료에서 담당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올해를 국내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시장이 성장하는 원년이라 보고 앞으로 3~4년 안에 2천억 원 규모의 시장을 창출하겠다"며 "가정용과 업소용 시장을 동시에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고 말했다.
올해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판매가 늘어나면서 비생수사업부문의 매출 비중은 50%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이 영입된 2017년 당시에는 비생수사업부문의 매출 비중이 20%에 그쳤다.
조 사장은 생수업황에 따라 하이트진로음료의 실적이 크게 변동하자 음료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늘려 종합음료기업으로서 수익구조를 안정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올해는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올해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수요가 늘자 2월에 알코올 함량이 없는 '하이트제로 0.00' 제품을 새로 출시했다. 소비자 수요에 맞춰 알코올뿐만 아니라 칼로리와 당류, 나트륨 함량을 제로(0)로 만든 제품이다.
하이트제로 0.00의 매출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 제품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으며 3분기까지 누적 매출도 72% 증가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10월에도 하이트제로 0.00의 매출이 214% 증가했다고 밝혀 올해 연간 기준으로 매출은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음료의 올해 3분기 매출은 836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5% 는 데 비하면 성장세가 보통 가파른 게 아니다.
음료 및 주류업계에서는 올해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시장이 200억 원 규모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해 6월 공개한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2024년까지 전 세계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시장은 해마다 23.1%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맥주시장의 예상 성장률(3.2%)의 약 7배 수준이다.
하이트진로음료는 국내 식음료업계에서 가장 빠른 2012년에 무알코올 관련 제품을 내놨다. 하이트진로음료의 제품 판매가 가파르게 증가하자 다른 주류기업들도 연이어 비슷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중국 수입맥주 칭따오는 지난해 6월 '칭따오 논알콜릭' 내놓으면서 국내 점유율 확보에 나섰고,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기준으로 세계 1위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하이네켄은 올해 4월 '하이네켄 0.0'을 국내 시장에 내놨다.
수제맥주 기업 세븐브로이도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의 출시를 준비하는 등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조 사장은 2017년 하이트진로음료 대표로 영입된 이후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와 생수 이외 음료 등을 판매하면서 비생수사업부문을 성장시키는 데 힘쓰고 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음료는 비생수사업 매출증가율이 생수사업 매출증가율을 3배(15%)가량 앞지르면서 영업이익 60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140% 늘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