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GS칼텍스에 따르면 허 사장은 인력 채용을 통해 플라스틱 재활용사업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GS칼텍스는 복합수지기술 연구개발(R&D) 경력직 사원 채용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복합수지는 석유화학제품에 충전제와 첨가제 등을 더해 사출·압출하거나 열을 가해 만드는 소재로 자동차나 가전제품 부품의 재료로 쓰인다.
GS칼텍스는 이 채용에서 학사학위 이상을 지니고 고분자복합소재 관련 직무에서 3년 이상 일한 경력자를 뽑는다. 특히 플라스틱 재활용분야에서 근무한 사람을 우대한다.
GS칼텍스는 국내 정유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복합수지를 생산하는데 전체 복합수지 생산량 가운데 10% 이상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친환경 복합수지로 구성된다.
허 사장은 석유화학기업과 협력을 통해 복합수지 이외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GS칼텍스는 LG화학과 손잡고 생분해성 플라스틱 원료인 하이드록시피온산(3HP)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하이드록시피온산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돼 미세플라스틱 등 환경오염물질을 남기지 않는 친환경 플라스틱을 말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쓰이는 하이드록시피온산 역시 바이오매스(유기성 폐기물)의 미생물 발효를 통해 생산되는 친환경물질이다.
GS칼텍스는 하이드록시피온산 양산을 시작으로 플라스틱 재활용사업 역량을 확보해 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기적으로는 식물 등 생물자원을 원료로 산업용소재 또는 바이오연료 등을 생산하는 화이트바이오 분야로도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하이드록시피온산이 바이오매스의 발효를 통해 생산되는 물질인 만큼 연결점을 찾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허 사장은 11월 LG화학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원료 기술개발 및 생산을 위한 공동개발협약(JDA)을 맺으며 “친환경원료 개발협력을 통해 순환경제와 탄소저감에 기여함과 동시에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한 경제적 가치 창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GS그룹은 전날 임원인사를 통해 신사업에 힘을 싣는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여기에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가 중심에 섰다.
허세홍 사장은 그룹 차원의 의지에 발맞춰 플라스틱 재활용을 포함해 수소, 전기자동차충전사업 등 친환경 신사업에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GS그룹은 전날 계열사 전반에 걸쳐 43명의 임원인사를 실시했는데 이 가운데 GS칼텍스 임원인사가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수소, 모빌리티, 재활용 등 미래 신사업 개발을 담당하는 김정수 전략기획실장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사장은 산업통상자원부, 컨설팅전문기업 베인앤드컴퍼니, 아람코를 거쳐 2020년 GS칼텍스에 전무로 영입됐는데 2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GS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친환경에너지시대를 대비한 GS칼텍스의 여러 신사업 확장 역할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 사장은 여러 친환경 신사업을 통해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GS칼텍스는 정유사업 비중이 80%가량으로 매우 높다. 지난해 코로나19에 영업손실 9192억 원을 내며 휘청거렸는데 정유사업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가 영향을 미쳤다.
GS칼텍스는 수소사업으로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 1만 톤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설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충전사업으로는 전국 주유소 2천여 개를 활용해 2022년까지 전기충전기를 160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허 사장은 2019년부터 GS칼텍스를 이끌기 전에도 사업 다각화를 통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허 사장은 2017년 GS글로벌 대표이사를 맡았다. 같은 해 4월 GS글로벌이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섬의 석탄광 지분 14.74%를 GS에너지와 함께 확보하는 과정을 주도했다.
GS글로벌은 2017년 이전까지 무역사업에 집중하면서 연간 영업이익 200억~300억 원대를 거뒀는데 허 사장의 사업 다각화 노력에 힘입어 2017년 역대 최고 영업이익인 480억 원을 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플라스틱 재활용사업과 관련해 “순환경제와 자원효율화 등을 위해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며 “특히 폐플라스틱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물성의 재료를 혼합해 활용하는 ‘업사이클링(새활용)’ 방식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