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이른바 현대차그룹 3인방의 주가가 최근 나란히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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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개 계열사의 주가가 4월 들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12일 14만8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3월말 고점에 비해 6% 내려갔다.
현대차 주가는 2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3월 말 올해 최고점인 15만8천 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4월 들어 상승세가 꺾이면서 14만 원대에서 머물고 있다.
기아차 주가도 현대차 주가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 주가는 12일 4만6300원으로 장을 마쳤는데 이는 3월 말 고점에 비해 8.9% 떨어진 것이다.
현대모비스 주가는 올해 23만~27만 원대로 등락을 거듭했는데 4월 들어 23만원 대에 머물고 있다.
이 회사들의 1분기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1분기 글로벌 판매가 감소하면서 세 회사가 1분기에 비교적 부진한 실적을 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분기 내수에서 판매량이 늘었지만 중국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부진이 이어져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줄었다.
현대차는 1분기 해외판매가 지난해 1분기보다 7.9% 줄어들면서 전체 판매량이 6.4% 감소했다. 기아차도 해외판매량이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9.4% 감소해 글로벌 판매량은 6.1% 줄었다.
저유가로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성장이 더딘 데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해 말부터 급증한 글로벌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생산량조절 등을 실시한 점이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판촉비를 늘린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문용권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1분기 제네시스 EQ900과 아이오닉 등을 홍보하고 신흥시장에서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판촉비를 늘렸을 것”이라며 “1분기 판관비가 지난해 1분기보다 9.7% 늘어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연구원은 “연결조정을 제외하고 전체 영업이익의 15%를 차지하는 금융사업부 부진이 올해 1분기에 이어져 현대차 실적부진에 한몫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20% 가까이 줄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기아차는 글로벌 판매량은 줄었지만 한국과 미국 등 주요시장에서 소매판매가 늘어나면서 실적을 방어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는 1분기 영업이익 5352억 원을 내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4.6% 늘어났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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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철 현대모비스 사장. |
현대차와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가 부진하면서 현대기아차에 매출의존도가 높은 현대모비스도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을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모비스는 1분기에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4.5%, 영업이익은 5%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장 연구원은 “현대모비스는 1분기 현대차그룹 글로벌 출하량 감소의 영향을 받아 매출이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특히 중국시장 수요부진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 회사는 2분기부터 1분기 부진을 털어내고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신차 출시와 기아차 멕시코공장 가동 등 호재에 힘입어 2분기부터 글로벌 판매량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모비스도 이 영향을 받아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2분기에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고 기아차는 매출은 9.3%, 영업이익이 1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모비스는 2분기에 매출이 8.6%, 영업이익이 1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