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1-11-22 1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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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홍성 두산 사업부문총괄(CBO) 사장이 두산의 100% 자회사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의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그룹이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 개선약정의 졸업을 앞둔 만큼 지주사 역할을 하는 두산은 100% 자회사를 통해 자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 문홍성 두산 사업부문총괄 사장.
22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두산그룹이 두산건설 매각을 통해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과 맺은 3조 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조만간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두산그룹 채권단에서는 두산건설 매각과 채권단 관리 졸업을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며 “두산그룹은 2022년 1분기 안으로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졸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두산그룹이 지난해 6월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만기인 3년보다 빠른 1년 9개월 만에 졸업하는 것이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8월 골프장 클럽모우CC를 매각해 채권단에 첫 자금상환을 시작한 뒤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두산모트롤BG(비즈니스그룹), 두산인프라코어 등 매각을 통해 모두 2조5천억 원가량을 상환한 것으로 추산된다.
두산그룹이 채권단 관리 조기졸업을 앞두고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두산도 자체 성장동력 마련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등 두산의 100% 자회사 3곳 성장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 계열사 매각을 통해 상환자금을 마련한 만큼 두산중공업과 그 아래 두산밥캣 이외 다른 계열사의 성장성을 확보하는 것이 완전한 경영 정상화에 이르는 열쇠로 꼽히기 때문이다.
채무 3조 원가량을 조만간 모두 갚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새 사업에 투자를 늘릴 여력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 자회사 3곳의 성장에는 문홍성 사장이 선봉에 서있다.
문 사장은 11월부터 두산 사업부문총괄에 오르며 두산 안의 사업부와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로지스틱스 솔루션 등 신사업을 함께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두산의 100% 자회사 3곳은 문 사장의 선임과 맞물려 최근 3개월 동안 외부기업들과 잇달아 업무협약을 맺으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협동로봇은 작업자와 가까운 거리에서 업무를 도와주는 로봇을 말한다.
두산로보틱스는 공장 자동화에 활용되는 협동로봇 보급 확대와 서비스 부문으로 협동로봇 활용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11월 들어 공장 자동화부문 장기임대(리스)사업을 위해 KDB캐피탈, 솔루션 개발기업 빅웨이브로보틱스와, 서비스부문 협력을 위해 서비스로봇 스타트업 라운지랩과 각각 손을 잡았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9월부터 드론 솔루션기업 에어온과 함께 물류배송, 측량, 순찰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공적개발원조(ODA)사업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공적개발원조는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사회복지 증진을 목표로 제공하는 원조를 뜻한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2시간 이상 장시간 비행이 가능한 수소드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양산에 성공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또 그룹 차원에서 출범한 4월 수소태스크포스팀(TFT)에 합류해 수소드론뿐 아니라 지상 수소모빌리티로도 사업을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 자동화 전문기업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은 지난해부터 나이키, 롯데마트, 쿠팡 등의 물류 자동화서비스 구축사업을 따내며 수주를 확대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은 16일 물류 자동화에 쓰이는 자율이동로봇(AMR) 전문기업 KN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이를 통해 차별화한 자율이동로봇을 제작해 물류 자동화서비스의 고도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문 사장은 두산그룹의 전략 수립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데 지난해 말부터 신사업부문장을 맡았다.
이에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의 물류사업에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수소드론을 접목해 자회사들 사이 시너지를 내는데 문 사장이 강점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은 문 사장의 총괄 아래 자회사 3곳의 매출목표도 크게 높여 잡았다.
두산은 올해 하반기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이 매출 706억 원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자회사 3곳의 매출 합은 반기별로 봤을 때 지난해 상반기 146억 원에서 하반기 223억 원, 올해 상반기 306억 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매출목표는 올해 상반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아직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이 두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이 자회사 3곳의 외형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의 현안 가운데 하나로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등 자회사 3곳의 성장을 꼽을 수 있다”며 “이 자회사 3곳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점은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문 사장은 1964년에 태어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정책학 석사,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31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재정부에서 일하다 2010년 두산 전략지원실로 영입됐다.
문 사장은 두산 전략지원실을 거쳐 그룹 경제연구소 역할을 하는 두산연강원(DLI)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이후 2019년부터 두산 지주부문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아 두산의 사업 전반을 살폈고 지난해 말부터는 신사업부문장도 겸해 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