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시장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는 생애주기펀드와 상장지수펀드시장에서 상품 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우선과제로 삼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16억4400만 원, 순이익 1977억3600만 원을 냈다고 15일 공시했다. 2020년 3분기보다 영업이익은 42.5% 늘고 순이익은 35배 급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대폭 늘었지만 별도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은 67억3700만 원, 순이익은 56억5600만 원으로 2020년 3분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한두희 대표이사는 7월 취임했는데 연결실적 급증은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지분구조 변화에 따른 착시효과인 셈이어서 만족하기 어렵다.
한화자산운용은 8월 그룹내 비금융계열사가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지분을 모두 넘겨받았다.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체계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한화생명으로부터의 안정적 수탁고 지원과 한화투자증권이라는 캐시카우를 확보하게 됐다.
한화자산운용의 수탁고는 2021년 상반기 기준 108조 원으로 업계 3위에 올라있다. 자산운용업은 운용자산이 클 수록 이익이 커지는 구조다.
한 대표로서는 그룹 차원의 뒷받침을 받고 있는 만큼 자체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상장지수펀드와 생애주기펀드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국내 상장지수펀드시장의 전체 순자산 규모는 68조 원에 이른다. 2020년 말 52조 원 규모에서 10개월 만에 16조 원에 이르는 자금이 유입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생애주기펀드시장 전체 순자산 규모 역시 2020년 말 4조7967억 원에서 2021년 11월 9조5천억 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경쟁 자산운용사들도 ETF와 TDF상품을 여럿 내놓으며 수수료 인하, 마케팅 등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2021년 10월 기준 상장지수펀드시장점유율 약 3%, 생애주기펀드 시장점유율 약 1%를 차지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한 대표는 대표이사 취임 이후 상장지수펀드와 생애주기펀드시장에 주목해 차별화된 신상품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국내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 상장이 허용된 지 1년이 지나서야 관련 상품을 내놓는 등 시장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시선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시장점유율 3% 남짓의 후발주자로서 수수료 경쟁을 비롯해 단기 경쟁에 매몰되지 말고 차별화된 상품 개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한 대표는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뒤 곧바로 상장지수펀드와 생애주기펀드 담당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9월 초 기존 솔루션사업본부 산하 ETF운용팀을 ETF사업본부로 격상하고 사내 기획업무를 수행하던 김성훈 본부장을 선임했다.
팀장급에 NH투자증권에서 인덱스 개발 업무를 맡았던 윤준길 팀장과 한화자산운용에서 상품 개발업무를 맡았던 이보미 팀장을 선임해 상품 개발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개인솔루션본부를 신설해 생애주기펀드 상품의 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디지털전략본부장을 맡던 최영진 본부장을 선임하고 생애주기펀드 운용조직과 함께 콘텐츠 개발조직도 별도로 뒀다.
한 대표는 10월에는 미국, 유럽, 중남미, 아세안 등 글로벌 펀드 36종의 운용역과 ETF 브랜드 ‘아리랑(ARIRANG)’ 시리즈의 책임운용역을 대거 교체하기도 했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에서 한화자산운용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한 대표가 낼 성과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한화자산운용이 한화투자증권 지분을 인수하면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지배구조체계가 완성됐다. 이런 구도를 뼈대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에게 그룹 금융계열사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