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바이오·제약

김효준 정재희 정우영, 수입차 CEO들의 장수비결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4-08 12:25:08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김효준 정재희 정우영, 수입차 CEO들의 장수비결  
▲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이 2015년 2월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서 지난해 성과와 올해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수입차업계에 장수 CEO가 많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과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사장으로 재직한 기간을 합치면 50년에 육박한다.

김 사장은 2000년부터, 정재희 사장과 정우영 사장은 2001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수입차가 처음 들어오기 시작했을 때부터 수입차업계에 몸담으며 수입차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수입차는 지난해에만 24만 대 넘게 팔렸다. 수입차시장은 20년 동안 90배나 커졌다.

◆ 수입차 역사의 산증인, 김효준

8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내년에 임기가 끝날 예정인데 독일 본사로부터 이미 3년 연임을 요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2000년 BMW코리아 사장이 된 뒤 17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 사장은 BMW를 국내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려놓은 주역이다.

국내 수입차시장의 역사는 곧 BMW코리아의 역사이고, BMW코리아의 역사는 김효준 사장이 만들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김 사장이 취임한 2000년 국내 BMW 판매량은 1650대였으나 2014년 4만174대로 24배 급증했다.

그는 메르세데스-벤츠와 격차를 넓히며 수입차시장 판매 1위 자리를 7년 동안 지켰다.

그러나 올해는 김 사장에게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거센 추격에 BMW코리아는 올해 8년 연속 판매 1위를 수성하는 데 빨간불이 켜졌다.

김 사장은 신형 출시를 앞두고 판매량이 떨어지고 있는 5시리즈의 판촉을 늘리면서 친환경차와 고성능차라인업을 강화하려고 한다.

BMW코리아는 올해 7종의 신차 가운데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차와 고성능차를 각각 2종씩 출시한다. 단순히 판매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BMW의 시장 선도적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서다.

김 사장은 1997년 BMW코리아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2000년 BMW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BMW의 현지법인 최초의 현지인 대표다.

김 사장은 성과를 인정받아 2003년 아시아인 최초로 독일 BMW그룹 본사 임원에 오른 데 이어 2013년 독일 BMW그룹 본사 수석부사장으로 승진했다.

◆ 장기적 안목으로 본사로부터 두터운 신뢰


김 사장이 부침이 심했던 수입차시장에서 17년째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로 장기적 안목이 꼽힌다.

외국계기업 CEO들은 대개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본사의 방침도 따라야 하고 국내시장 사정에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성과를 내기도 전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잦다.

김 사장은 다른 수입차회사들이 판촉확대를 통해 판매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장기적으로 한국 수입차시장을 내다봤다.

수입차의 경우 국내에 들어오기 전부터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나 성능을 인정받기 때문에 가격책정만 잘하면 판매를 늘릴 수 있다.

그러나 김 사장은 하루이틀 장사할 게 아니라면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봤다.

BMW코리아는 국내 수입차회사 가운데 사회공헌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2011년 수입차회사 가운데 최초로 사회공헌공익재단 BMW코리아미래재단을 설립했다. 그 뒤 최근까지 200억 원 가까이 사회에 기부했다.

그는 “기업은 돈만 버는 조직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왔다.

BMW의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김 사장의 경영철학에 BMW그룹도 신뢰를 보내고 있다.

2014년 개장한 BMW 드라이빙센터는 그에 대한 본사의 두터운 신뢰를 보여준다. BMW 드라이빙센터는 독일과 미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 아시아에서 최초로 한국에서 개장됐다.

김 사장은 드라이빙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본사에 꾸준히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랄드 크루거 BMW그룹 회장은 올해 초 세계 4대 모터쇼 가운데 하나인 북미국제오토쇼가 열리는 기간 미국 디트로이트가 아닌 한국을 방문했다.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전 BMW그룹 회장은 “김효준은 항상 경쟁자들보다 앞서 달려가는 CEO”라고 말했다.

  김효준 정재희 정우영, 수입차 CEO들의 장수비결  
▲ 정재희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회장(포드코리아 사장)이 2015년 11월25일 서울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서울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설립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미국차 약진 이끄는 정재희


포드코리아는 지난해 한국 진출 20년 만에 최대 성과를 거뒀다. 포드코리아가 세운 연간 판매량 1만 대 돌파기록은 미국 브랜드로 최초다.

포드코리아는 2012년부터 4년 연속 두 자릿수의 높은 판매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2년 연속 수입차 판매 5위를 기록했다. 독일 4사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수입차를 팔았다.

포드코리아의 이런 실적은 포드가 유독 아시아시장에서 힘을 못 쓰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

포드는 최근 아시아에서 발을 빼고 있다. 90년 동안 유지했던 일본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고 인도네시아에서도 철수를 선언했다.

특히 디젤차가 초강세를 보이는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가솔린차를 주로 파는 포드가 이런 성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포드코리아는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이 20년의 대부분을 포드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정재희 사장이다.

정 사장은 1992년 포드에 입사해 2001년부터 포드코리아 사장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포드는 한때 ‘기름만 많이 먹는 하마’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미국차들이 가솔린차 위주로 국내에 출시된 만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덩치만 크고 연비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정 사장은 ‘새로운 포드’를 목표로 내걸고 국내 소비자들에게 기존 미국차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포드의 장점인 정숙성과 승차감을 내세웠다.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디젤차도 들여왔고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도 내놨다.

정 사장은 스스로 한국에서 포드의 20년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지난 20년에 대해 “여러 성과가 있겠지만 미국차의 위상을 높인 게 가장 큰 성과”라며 “기존 미국차와 다른 모습을 선보이는 게 최우선 과제였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시장의 흐름을 잘 읽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인 만큼 기존 자동차회사에서 볼 수 없던 이색적 마케팅도 여러 차례 선보였다.

포드코리아가 수입차 최초로 홈쇼핑에서 자동차를 판매한 일이나 트위터 등을 통해 대규모 소비자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정 사장은 최근 수입자동차협회 회장을 연임하면서 수입차시장의 수장 역할도 계속하게 됐다. 수입차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각종 논란과 구설수에 끊임없이 오르며 몸살을 앓고 있다.

정 사장은 수입차업계의 과제로 ‘질적성장’을 꼽았다. 덩치가 커진 만큼 서비스의 질도 높이겠다는 것이다.

  김효준 정재희 정우영, 수입차 CEO들의 장수비결  
▲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

◆ 반등 노리는 정우영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은 2001년부터 16년째 혼다를 이끌어오고 있다

수입차업계에서 2000년대 중후반은 ‘혼다의 시대’로 불린다. 혼다는 2008년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정우영 사장은 CR-V와 어코드를 앞세워 혼다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지금은 폴크스바겐의 티구안이 넘겨받은 수입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판매1위는 원래 CR-V가 단골로 차지했다.

혼다코리아의 성공 이후 다른 수입차회사들도 가격을 낮추거나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차종을 속속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혼다코리아는 2000년대 후반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혼다코리아는 2009년 영업손실 23억 원을 낸 뒤 4년 연속 적자의 늪에 허덕이다 2013년 흑자로 전환했다.

흑자전환 이후에도 실적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451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전체 수입차 판매량이 24만 대라는 점을 볼 때 초라한 수치다. 1만2천 대 이상을 팔던 2008년 전성기와 비교하면 7년 동안 판매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혼다코리아는 일본 브랜드와 경쟁에서도 뒤쳐졌다. 지난해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브랜드 3사 가운데 판매량은 물론 점유율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혼다가 침체에 빠진 가장 큰 이유로 가솔린차 중심의 라인업이 꼽힌다.

정 사장은 혼다코리아가 극심한 부침을 겪는 상황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정 사장은 단기적 성과나 시장상황에 급급하기보다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혼다코리아가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혼다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올해 모처럼 주력 신차를 출시하며 반등을 노린다. 하지만 디젤차 라인업 부재와 부족한 전시장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토요타(렉서스 포함)와 닛산(인피니티 포함)이 30~40개의 전시장을 보유한 반면 혼다 전시장은 10여 개에 불과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최신기사

권한대행 한덕수 국회의장 우원식 예방, "정부 국회와 합심해 위기 극복"
헌재 탄핵심판 심리 절차 준비, 16일 윤석열에게 답변서 제출 요청
한동훈 16일 오전 기자회견 열기로, '대표 사퇴 의사 밝힐 듯'
권성동 이재명의 '국정안정협의체' 제안 거부, "국힘 여전히 여당" "당정협의로 운영"
고려아연 금감원에 진정서, "MBK파트너스 비밀유지계약 위반 조사 필요"
한국은행 "'계엄사태' 이후 실물경제 위축 조짐, 장기화 되면 모든 수단 동원"
SK하이닉스 HBM 생산능력 확대, 청주공장에 D램 인력 추가 배치
탄핵 격랑에도 '대왕고래' 시추 시작, 석유공사 첫 결과 내년 상반기 나올 듯
권한대행 한덕수 대통령비서실장 정진석 만나, "모든 정부 조직은 권한대행 지원 체제로"
서울 '악성 미분양' 3년 만에 최대, 청약 경쟁률은 3년 만에 최고치로 '양극화'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