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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진경준의 넥슨 주식 거래' 논란에 계속 침묵할까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6-04-07 17: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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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변은 은(銀)이요, 침묵은 금(金)이다”는 말이 있다.

난관이 닥쳤을 때 이를 무마하기 위해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것 보다 침묵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는 격언이다.

하지만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자리에 앉은 사람이나 기업이라면 때로 침묵은 독이 될 수도 있다.

  김정주, '진경준의 넥슨 주식 거래' 논란에 계속 침묵할까  
▲ 김정주 넥슨 회장.
진경준 검사장의 넥슨 주식 거래에 대한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지만 김정주 넥슨 회장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과 김상헌 네이버 대표에게 2005년 넥슨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이모씨는 넥슨 미국법인장 출신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진 검사장과 김 대표의 주장처럼 2005년 당시 넥슨을 떠나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보유하던 넥슨 지분 0.69%를 모두 처분했다.

이씨가 보유한 지분은 김정주 넥슨 회장의 부인인 유정현 NXC 감사가 당시 소유하던 지분(0.68%)보다 많은 규모였다. 그가 넥슨 안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진 검사장과 김 대표에게 넥슨 비상장 주식 매입을 권유하면서 이들과 함께 넥슨의 주식 0.23%를 구입한 박모씨도 넥슨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모씨는 2005년 당시에는 넥슨에 몸담지 않았지만 주식을 구입 한 뒤 2007년부터 2년간 넥슨의 지주사인 넥슨홀딩스(현 NXC)에서 감사로 재직한 이력이 있다.

진 검사장이 10년 동안 넥슨 주식을 처분해 120억 원의 차익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점화된 이번 논란에 중심에 선 인물들이 대부분 공개됐다.

이번 논란은 진 검사장과 김정주 회장이 서울대학교 86학번 동기이자 평소 절친한 사이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커졌다.

진 검사장이 넥슨 비상장 주식을 산 과정에서 김 회장이 이를 몰랐을 리가 없다는 정황이 드러났고 이 과정에서 넥슨의 내부정보가 부당하게 진 검사장에게 들어갔지 않았겠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진 검사장은 이런 논란에 대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는 비난여론이 커지자 2일 검사장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 넥슨과 김정주 회장도 서 있다.

하지만 넥슨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넥슨은 일찌감치 “개별 주주의 주식매매와 관련해 회사가 드릴 입장이 없다”라며 짤막하게 입장을 표명했고 그 뒤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넥슨은 심지어 진 검사장에게 지분을 처분한 이씨가 넥슨 미국법인장 출신이 맞느냐는 질문에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궁색한 답변을 내놓았다.

김정주 회장 역시 철저히 침묵만 유지하고 있다. 그가 대표를 맡고 있는 NXC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넥슨은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회사이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 1조8천억 원을 거둬 다른 게임회사를 압도했다.

  김정주, '진경준의 넥슨 주식 거래' 논란에 계속 침묵할까  
▲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
김정주 회장은 대학원에 다니던 시절 방 1개짜리 오피스텔을 어렵게 얻은 뒤 뜻이 맞는 친구들과 넥슨을 창업해 대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성공한 벤처기업가’를 논할 때 그가 빠지는 일이 없다.

김 회장은 청년들에게 입지전적 인물로 받아들여졌고 ‘기술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 주인공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일로 김 회장은 크게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일각에서 "게임업계는 서울대 출신들이 다 해먹는 곳이었네" "넥슨의 성공 뒤에는 그들만의 리그가 있었네" 같은 말들이 나돌고 있다.

넥슨과 김 회장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이런 비난은 더욱 확산될 공산이 크다.

넥슨은 7일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진 검사장에게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만약 넥슨에도 소명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면 이에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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