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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신세계 귀환 손영식, 백화점 명품 유치 씨앗을 이제 열매로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1-11-10 17: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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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가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신세계 대표이사로 돌아온 손영식 사장이 과거 뿌려놓은 씨앗이 열매를 맺은 것이기도 하다.

손 사장은 신세계에서 명품을 오랜 기간 담당한 ‘명품 전문가’로 꼽히는데 몇년 전 상품본부장으로 일하면서 신세계백화점의 고급화를 주도했다.
 
[오늘Who] 신세계 귀환 손영식, 백화점 명품 유치 씨앗을 이제 열매로
▲ 손영식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

10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신세계가 올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명품의 성장이다.

신세계는 2021년 3분기에 별도기준(백화점사업)으로 총매출 1조191억 원, 영업이익 552억 원을 냈다. 2020년 3분기와 비교해 총매출은 10.7%, 영업이익은 95.9% 급증했다.

신세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여러 판매품목 가운데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품목은 명품이다. 3분기 명품 증가율은 28%로 여성(13%)과 남성(12%), 아동(13%), 생활(12%), 가전(15%) 등을 2배 이상 앞선다.

명품은 양날의 검과 같다.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면 고객을 모으는 데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수익성 높이기는 포기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일반 브랜드는 백화점에 수수료로 판매 금액의 30%를 낸다. 하지만 명품 브랜드는 백화점에 판매 금액의 10% 안팎만 수수료로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품 판매가 늘어나면 백화점의 외형은 커질 수 있지만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따라 높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신세계는 달랐다. 명품 판매와 영업이익률이 동시에 좋아지고 있다.

신세계는 별도기준으로 올해 영업이익률 5.2%를 보이고 있다. 2020년 영업이익률 2.4%보다 2.8%포인트나 높아졌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신세계는 성장성이 높은 명품을 기반으로 MD(상품기획) 능력을 극대화해 경쟁기업과 차별화한 성장성을 시현하고 있다”며 “신세계는 명품 수요를 바탕으로 집객된 고객들에게 창출하는 선순환 효과가 기대 이상으로 크다”고 바라봤다.

신세계는 올해 명품으로 백화점사업에서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손영식 사장의 감회도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손 사장은 신세계의 면세점 자회사인 신세계DF를 이끌다가 2020년 연말인사에서 고문으로 물러났다. 면세점사업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하지만 손 사장은 10월 인사에서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며 1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손 사장은 신세계에서 알아주는 명품 전문가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줄곧 상품기획분야에서 일하면서 잡화팀장, 해외명품팀장 등을 맡으며 럭셔리 브랜드를 담당했다.

손 사장은 2012년 백화점 상품본부장에 오른 뒤에는 신세계에서 명품 브랜드를 확대하는 데 더욱 집중했다. 명품과 해외 브랜드의 글로벌 본사를 직접 방문하며 신세계백화점과 명품 브랜드의 유대관계를 다졌다.

손 사장의 노력은 백화점업계에서 신세계백화점이 명품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초석을 놓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명품 브랜드 입점현황이 이를 증명한다.

백화점업계에서는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3대 브랜드를 매장에 얼마나 유치했는지를 놓고 경쟁력을 따진다.

이 가운데서도 3대 브랜드를 한 매장에 모으는 것은 더 어렵다. 3대 브랜드가 한 매장에 있는 백화점은 전국에 7개밖에 없을 정도다.

신세계백화점은 이 매장들 가운데 4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신세계 본점과 강남점, 부산 센텀시티점, 대구점 등이 ‘에루샤’를 동시에 유치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샤넬 등 명품 브랜드는 단순히 백화점과 관계만 놓고 어디에 매장을 낼지 결정하지 않는다”며 “주위에 어떤 브랜드가 있는지, 어떤 분위기인지, 브랜드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지 철저하게 따져보는데 신세계가 백화점 4곳에 명품 3대 브랜드를 유치한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으며 거기에는 손 사장의 공이 크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신세계의 면세점 자회사인 신세계DF 대표이사를 맡을 때도 역량을 발휘했다.

신세계그룹은 2016년 당시 면세업계의 후발주자로서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는 것을 최대 과제로 안고 있었다. 

손 사장은 곧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통해 국내 시내면세점 최초로 '에루샤' 유치에 성공하면서 능력을 증명했다. 

손 사장은 앞으로 명품 전문가의 강점을 살려 신세계백화점을 더욱 고급화해 다른 백화점들과 차별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는 고객을 모으는 중요한 요소다”며 “하지만 신세계백화점은 단순히 명품에 그치지 않고 다른 고급 브랜드도 꾸준히 유치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백화점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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