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이 해외사업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확대 등에 대비해 자금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5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현재 경남 밀양에 건립하고 있는 스마트팩토리 공사가 내년 1분기 안에 마무리되면 해외 수요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밀양 스마트팩토리에는 생산실행관리시스템(MES)이 적용된다. 삼양식품은 생산과정을 정밀하게 관리함으로써 불량제품이 나오는 것을 방지하고 품질과 생산성도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또 창고관리시스템(WMS)과 공장자동화관리시스템(BMS)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생산공정 이외에 물류와 관리 과정까지 자동화돼 운영의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밀양 스마트팩토리가 완공되면 라면 기준으로 최고 생산능력이 6억 개까지 늘어나 전체 생산능력은 18억 개가 된다”며 “원주공장에서 생산하던 수출용 제품을 밀양에서 생산하면 수출할 때 국내에서 지출되는 물류비가 기존보다 50%까지 줄어든다”고 말했다.
수출을 위해서는 제품을 부산항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기존 원주공장 대신 밀양 스마트팩토리에서 제품을 생산해 부산항으로 옮길 경우 거리는 340㎞에서 70㎞로 크게 줄어들어 그만큼 물류비를 아낄 수 있다.
김 총괄사장은 해외사업 확대에 발맞춰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자금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삼양식품은 1961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11월 안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데 발행금액은 최대 1천억 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삼양식품은 시중은행을 통한 차입금을 위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김 총괄사장은 스마트팩토리에 더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삼양식품은 밀양 스마트팩토리 건설에 13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최근 규모를 키우고 설비를 추가해 투자비가 2074억 원까지 늘어났다.
삼양식품은 밀양 스마트팩토리를 완공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기존 원주공장과 익산공장에도 설비와 전력 자동제어 장치를 도입하는 등 제조공장의 스마트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사업 위험요소를 줄이고 금리인상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취지에서 회사채 발행을 올해 안에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아직까지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할 자금의 구체적 사용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이 올해 6월 말 기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803억 원 수준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순이익 규모 600억 원가량을 훌쩍 넘어선 규모다.
미국과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미국 법인은 최근 등록절차를 마쳐 현지 사무실과 인력을 구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해 역기저효과와 해상운임비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다소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에 연결기준 매출은 287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4.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86억 원으로 49%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