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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11월 기업 동향과 전망-반도체 전자 통신

박창욱 기자 cup@businesspost.co.kr 2021-11-02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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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좋지만 내년이 불안하다'. 메모리반도체사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대체적 시선이다.

삼성전자는 저사양 D램 생산라인을 시스템반도체로 전환하고 차세대 D램 비중을 높여 업황 악화에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스크리포트] 11월 기업 동향과 전망-반도체 전자 통신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SK하이닉스는 D램 의존도를 줄이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낸드에 집중하는 체질 개선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은 전장(자동차 전자장비)사업에서 폴더블 올레드 디스플레이기술을 활용한 인포테인먼트 제품개발에 힘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SK텔레콤은 신설법인 SK스퀘어를 떼낸 뒤 구독서비스와 클라우드게임 플랫폼의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B2B(기업사이거래)사업에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기반이 되는 통신시설 투자를 다시 늘릴 가능성이 크다.

LG유플러스는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디즈니플러스와 제휴가 유료방송 가입자 확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반도체 전자>

◆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3분기 성적표는 최고 수준이었다. 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역대 2번째 큰 영업이익을 냈다. 다만 4분기 이후 내년까지 주력 메모리반도체의 업황이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 만만치 않다. 

이에 삼성전자는 수익성이 비교적 낮은 저사양 D램의 생산라인을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반도체 생산설비로 전환하는 데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오래된 공정기술 기반의 D램 생산라인을 시스템반도체 설비로 전환하는 투자를 지금까지 점진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D램 평균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자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환투자를 늦췄다. 

다만 D램 업황 악화론이 고개를 들고 있어 삼성전자가 전환투자를 다시 재개할 가능성이 나온다. 이를 통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D램 공급과잉을 완화하면서 시스템반도체 공급부족에 대응해 성장동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저사양 D램을 줄이는 대신 차세대 D램 선점에도 나선다. 

삼성전자는 극자외선(EUV) 14나노미터 공정을 앞세워 내년 수요가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DDR5 D램시장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DDR5는 현재 주로 쓰이는 DDR4 D램보다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새 규격의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분야에서 세계 2위지만 시장 점유율이 선두인 대만 TSMC의 절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최첨단 3나노 미세공정 양산체제는 내년 상반기에 도입해 TSMC보다 약간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AMD, 퀄컴 등 거대 고객사 물량을 얼마나 따올 수 있을 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또 구글과 테슬라, 애플 등 미국 대형 IT기업이 자체 개발한 시스템반도체의 위탁생산 물량을 따낸다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가 국내 반도체 생산거점을 해외로 다변화하는 데 속도를 낼 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반도체 자국중심주의가 점차 강해지며 각국 정부는 반도체 생산시설 유치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는 추세를 보인다.

경쟁사들이 유럽, 일본 등으로 생산시설을 분산하고 있어 삼성전자도 생산거점을 다변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미국에서 건설을 추진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뿐 아니라 메모리반도체 공장을 유럽 등으로 분산하는 방안을 추진할 지에 시선이 쏠린다.

스마트폰사업에선 폴더블(접는)폰이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판매량이 수십배 수준으로 늘었다. 기존 폴더블 스마트폰의 수요를 자기잠식하지 않는 선에서 준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S21팬에디션(FE) 출시시기를 적절히 잡아 기존 갤럭시노트 수요층을 최대한 흡수하는 일이 중요하다. 

◆ SK하이닉스

D램업황이 어두워져 반도체기업들 사이 점유율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아졌다. 낸드 수요는 서버시장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D램 출하량을 계획보다 줄이고 낸드 생산 확대에 집중하는 체질 개선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3분기 낸드사업에서 2018년 4분기 이후 12분기 만에 영업이익을 내며 D램 의존도를 낮출 기반도 마련됐다. 

SK하이닉스는 지금까지 영업이익 대부분을 D램에서 냈다. SK하이닉스는 최근까지 이어진 D램업황 호조에 힘입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분기 사상 최대매출을 내는 등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 예상대로 올해 4분기에 이어 내년까지 D램업황이 악화한다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사업구조를 다각화한 삼성전자나 마이크론 등 경쟁사보다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에 SK하이닉스는 4분기 D램 출하량 증가율 목표치를 3분기와 비교해 7% 안팎으로 잡는 대신 낸드 출하량 증가율 목표치는 약 15% 수준으로 높여잡았다.

올해 안으로 성능과 원가 경쟁력을 더 높인 176단 3D낸드 양산도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내년부터 새 공정을 중심으로 낸드플래시 시설투자도 공격적으로 확대할 공산이 크다.

중국 경쟁당국에서 4분기 안에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합병을 승인할 가능성이 높은 점도 SK하이닉스 낸드사업 성장에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인텔은 서버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분야에서 폭넓은 고객사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SK하이닉스의 낸드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가 D램 의존도를 낮추는 일은 중국 후발업체들의 물량공세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SK하이닉스는 매그너스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회사 키파운드리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앞서 공언한 대로 2배로 늘릴 수 있게 됐다. 

◆ LG전자

LG전자가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전장(자동차전자장비)사업의 성장성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접거나 휘는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앞세운 전장제품 디자인 특허를 최근 등록했다. 전장사업에서 접거나 휘는 디스플레이와 관련한 디자인 특허를 출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폴더블 전장제품 현실화에 바짝 다가간 것이다. 그동안 전장 디스플레이에서는 LCD(액정표시장치)가 주로 사용돼 왔는데 LCD는 디스플레이를 접는 과정에서 광원이 파손될 수 있다.

이와 달리 올레드 디스플레이는 전류가 흐르면 패널 속 소자가 스스로 빛을 내 패널을 접는 일이 가능하다. LG전자의 올레드 디스플레이 디자인 특허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시대를 맞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오락 결합) 제품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VS(전장)사업부는 현재 세계 주요 자동자회사를 대상으로 구동모터와 전력부품 위주로 매출을 내고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올레드 디스플레이 전장제품 디자인특허는 전장사업 확대에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유럽지역에서 프리미엄 가전브랜드 LG시그니처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LG시그니처의 디자인 요소를 강조해 최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감하고 나아가 유럽 고급 빌트인가전 고객까지 잡을 기회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미용기기, 식물재배기 등 신가전을 확대하고 렌털사업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가전 구독서비스를 안정적 현금창출원으로 키워가느냐도 LG전자 기업가치를 가늠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 삼성전기

삼성전기는 주력 제품의 인상 없이도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서 나온다.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반도체기판사업이 좋아 내년에도 좋은 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더구나 삼성전기는 분기 기준 처음으로 3분기에 보유현금이 차입금보다 더 많은 순현금 플러스 상태에 도달했다. 단단한 이익체력과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삼성전기가 대규모 반도체기판 생산시설 투자에 나설 가능성에 시선이 몰린다.

최근 삼성전기가 반도체기판의 일종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기판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데 1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기판은 PC용 중앙처리장치(CPU) 등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반도체에 쓰이는 고부가 기판이다. 삼성전기는 투자 가능성과 관련해 그동안 발언을 자제해 왔으나 최근에는 고객사들의 투자 요청에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기는 서버용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기판사업을 반도체기판사업의 새 성장동력으로 눈여겨보고 있다. 다만 글로벌 파운드리 생산능력 부족문제가 해결돼야 반도체기판 투자를 늘릴 수 있다. 

파운드리 공급 확대문제는 삼성전기가 성장동력을 만드는 데도 중요한 이슈다.

◆ LG디스플레이

중국 BOE가 애플 아이폰13 시리즈에 쓰이는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공급망에 새롭게 진입하면서 기존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공급물량 감소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특히 LG디스플레이가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폰용 올레드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해왔다. 다만 물량비중으로 따지면 삼성디스플레이가 7, LG디스플레이가 3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하위모델부터 고급모델까지 아이폰 전 제품에 올레드 패널을 공급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기본모델과 하위모델에만 올레드패널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중국 BOE도 저가형 올레드패널부터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고급형 모델에 들어가는 올레드패널 양산에 고삐를 죄 중국과 기술격차를 벌리고 더 많은 공급물량 확보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올레드패널사업을 더욱 키우기 위한 승부수도 던졌다. LG디스플레이는 2024년까지 중소형올레드패널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3조3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 

BOE에 일감을 뺏기고 애플에 공급하는 물량이 줄어든다면 대규모 투자결정도 어려움에 놓일 수 있다. 제품 고급화를 위한 기술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실적을 이끌었던 LCDTV패널 가격이 최근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올레드패널의 수익성을 개선해 실적을 방어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디스플레이

구글이 자체브랜드의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도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맞춰 개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재 세계에서 사실상 유일한 폴더블 올레드패널 공급사로 자리잡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나온다.

구글이 공식적으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중요한 폼팩터 가운데 하나로 인정한다면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확장되는 데 더욱 속도가 붙을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와 달리 폴더블 스마트폰용 인터페이스를 개발할 역량이 부족했던 스마트폰업체들도 구글의 운영체제와 인터페이스 지원을 받아 자체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구글이 이처럼 폴더블 스마트폰을 ‘대세’로 자리잡도록 이끈다면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글로벌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노트북용 폴더블 올레드패널이 앞으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출시하는 노트북 및 태블릿PC 신제품에 탑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성사한다면 삼성디스플레이 폴더블 올레드패널 사업이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통신>

◆ SK텔레콤


SK텔레콤이 존속법인 SK텔레콤과 신설법인 SK스퀘어로 분할됐다. 성장성이 높은 플랫폼 자회사가 SK스퀘어 아래로 들어가며 존속법인 SK텔레콤으로서는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존속법인 SK텔레콤은 구독서비스 T우주와 함께 게임 퍼블리싱(게임 유통 및 서비스) 플랫폼에서 신사업 기회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구독형 서비스 ‘T우주’는 출시 일주일 만에 구독자 수 15만 명을 돌파하며 초기 흥행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게임 퍼블리싱에선 특히 5G통신을 활용한 클라우드게임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최근 PC나 스마트폰 등에 게임을 직접 설치하기보다는 5G통신을 활용해 클라우드에 접속해서 실시간으로 게임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어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앞으로 3년 안에 클라우드게임 플랫폼 가입자 100만 명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SK텔레콤의 기업가치에서 구독서비스와 클라우드게임 플랫폼사업의 성장성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 KT 

KT가 다시 통신 시설투자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적 유무선통신망 장애를 놓고 KT의 책임이 명백히 드러나며 다시금 신뢰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KT는 2020년 구현모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하며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이라는 비전 아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KT의 B2B(기업간거래)사업에 힘을 주기 시작했는데 신뢰성 회복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특히 올해 들어 KT는 통신서비스의 품질과 관련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통신시설 투자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5G통신망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금융 등 B2B사업을 확장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KT는 최근 떠오르는 구독서비스에서도 다른 이동통신사업자와 달리 AI컨택센터, 상권분석, 서비스로봇 등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구독서비스에 힘주고 있어 통신시설 투자를 늘려야 할 필요성이 크다.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와 제휴를 계기로 드라마와 영화뿐 아니라 키즈 콘텐츠 경쟁력도 더욱 강화해 유료방송 가입자를 늘리는 데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플러스를 운영하는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콘텐츠의 전통적 강자로 여겨진다. 더구나 월트디즈니컴퍼니는 국내에서 그동안 제공하던 모든 아동용 콘텐츠를 앞으로 디즈니플러스를 통해서만 공급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로서는 디즈니플러스의 키즈 콘텐츠를 원하는 다른 유료방송사업자의 고객을 끌어올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저출산시대에 접어들며 부모들이 키즈 콘텐츠에 지출을 아끼지 않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아이들은 한 번 선택한 키즈 콘텐츠를 쉽사리 바꾸지 않아 콘텐츠를 향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11월부터 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를 IPTV와 모바일, LG헬로비전의 케이블TV를 통해 독점적으로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앞서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으며 유료방송시장 가입자 점유율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높아진 경험도 있기 때문에 이번 디즈니플러스와 파트너십을 통해서도 비슷한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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