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영 기자 doyoung@businesspost.co.kr2021-11-01 15: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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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시장에 가치투자로 도전장을 내민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는 가치투자와 장기투자를 역설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ETF의 높은 대중 접근성을 이용해 흥행에 성공한다면 선두주자들을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
1일 메리츠자산운용에 따르면 11월 중순 메리츠자산운용의 특색을 살린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액티브ETF 출시를 위한 상장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메리츠자산운용의 ETF시장 진출은 처음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은 그동안 공모펀드 위주로 상품을 출시해 왔는데 ETF시장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패시브ETF가 아닌 액티브ETF로 첫 도전에 나선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액티브ETF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운용사가 능동적으로 투자종목과 비중을 조정한다. 자산운용사별 특색과 역량을 살리면서 비교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도모한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신영증권, 한국밸류 등과 함께 가치투자를 통한 장기투자에 특화된 대표적 운용사로 분류된다. 이번 액티브ETF 출시로 ETF시장에 가치투자를 업계 처음 선보이게 된다. 기존 ETF에 없던 새로운 시도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저평가된 주식을 매입해 장기 보유하는 투자철학을 ETF에 반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메리츠자산운용의 ETF 브랜드이름은 'MASTER'로 정해졌다. 통신, 미디어, 기술 업종을 담는 테크미디어텔레콤(TMT) ETF와 소비재 및 상거래 분야 스마트커머스 ETF 등 2종의 상품을 출시해 가치투자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 마스터 테크미디어텔레콤 ETF는 한국의 주식시장 및 실물경제에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기민감형 업종의 의존도가 줄어들고 하이테크놀로지 업종과 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제작 등 미디어업종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주목해 통신, 미디어, 기술 업종에 장기적 투자를 진행한다.
메리츠 마스터 스마트커머스ETF는 한국이 보유한 다양한 뷰티 및 패션브랜드 파워, 테크놀러지에 기반한 유통 인프라를 통한 스마트커머스 영역의 지속적 성장세에 주목해 소비재와 온라인 상거래업종에 장기적 투자를 꾀한다.
ETF는 개인이 투자전략에 따라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대중적 투자상품으로 꼽힌다. ETF는 거래소에 상장되기 때문에 공모펀드보다 접근성이 높고 수수료도 낮으며 연금계좌 거래 등을 통해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존 리 대표이사의 대중적 인지도와 가치투자 이미지가 ETF상품에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존 리 대표는 각종 TV 프로그램 출연과 언론 인터뷰, 강연 등을 통해 금융교육과 주식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해 대중적 인지도 얻고 있다. 특히 가치투자와 장기투자를 강조해 주식투자자 사이에서 대표적 가치투자자로 평가된다.
존 리 대표는 2013년 말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자퇴한 뒤 미국으로 떠나 뉴욕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KPMG 회계사를 거쳐 펀드운용사 스커더스티븐스앤드클락에서 세계 최초의 외국인 전용 한국투자펀드인 ‘코리아펀드’를 1991년 설립자로부터 넘겨받아 15년 동안 운영했는데 누적 수익률이 1600%에 육박했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10년 만에 각각 140배와 70배의 수익을 올리며 가치투자의 효과를 직접 증명하기도 했다.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의 직접투자가 늘면서 펀드와 같은 간접투자는 인기가 줄고 있는 반면 ETF시장은 급격히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시장 규모(순자산가치총액)는 2021년 9월 기준 63조6324억 원으로 2020년 말 52조365억 원에서 22.3% 성장했다.
5월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을 시작으로 액티브ETF가 출시되면서 앞으로 공모펀드가 ETF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액티브ETF를 퇴직연금 펀드의 투자처로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시장은 최근 급격한 성장을 보인다. 대표적 장기투자 상품인 만큼 메리츠자산운용의 가치투자 ETF가 투자처로서 적합할 것으로 파악된다.
메리츠자산운용 관계자는 “메리츠자산운용의 액티브ETF는 한국경제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지속적 사업 확장 및 주주가치 증대가 기대되는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투자자의 장기적 부의 증대를 도모하는 국내 최초 액티브ETF로 기존 상품 라인업 확대에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