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구조조정으로 부진한 사업부문을 대거 정리했지만 기판사업에서 큰 폭의 적자가 이어지며 올해 1분기 시장 기대보다 낮은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은 삼성전자에 부품을 공급해 얻는 매출의 비중을 낮추려 주력하는 상황에서 뚜렷하게 실적을 개선할 방법을 찾는 데 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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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4일 "삼성전기는 기판사업에서 예상보다 큰 적자를 보며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냈을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을 늘리기가 만만찮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기는 1분기에 매출 1조5600억 원, 영업이익 640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동부증권이 집계한 증권가의 영업이익 전망치보다 12.2% 낮은 것이다.
삼성전기는 전체매출의 20%정도를 차지하는 기판사업(ACI)부문에서 적자를 보며 고전하고 있다. 영업손실이 지난해 883억 원, 2014년 488억 원을 냈다.
고성능 스마트폰에 탑재량이 많은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매출 역시 세계시장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MLCC의 경우 수익성이 좋아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에 기여하는 비중이 크다.
권 연구원은 "기판사업부 영업적자가 예상보다 크고 적층세라믹콘덴서의 수요가 줄어들며 삼성전기가 실적에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 성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해부터 수익성을 중심에 둔 체질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적자를 이어오던 HDD모터사업과 파워모듈사업 등을 중단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큰 폭의 인력 구조조정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기의 임직원 수는 1만1774명으로 한해 동안 1천 명 가까이 줄었다.
삼성전기는 이런 체질개선을 통해 자동차부품 등 신사업의 비중을 높이고 중국 제조사들로 고객사를 다변화해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삼성전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에 대한 삼성전기의 매출 비중은 61.8%로 2014년에 비해 4.7%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삼성전자향 매출 비중을 낮추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수익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변화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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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기의 스마트폰용 기판 제품. |
이에 따라 이 사장은 실적이 부진한 기판사업부의 생산라인을 베트남공장으로 이전하는 등 원가를 절감해 수익성을 지켜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기가 성장동력을 확보해 실적개선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삼성전자에 의존도를 낮춰 스마트폰 판매둔화에 따른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신사업 진출에 더 공격적인 승부수를 둬야 할 것이라는 주문이 계속 나오고 있다.
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하반기부터 듀얼카메라 등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할 것"이라며 "자동차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적층세라믹콘덴서의 세계적인 기술경쟁력을 살려내 기회를 잡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기는 최근 사업보고서에서 "자동차용으로 카메라모듈 등 주력제품의 공급처 확대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신흥국가 스마트폰시장 공략도 강화해 시장지배력을 더욱 높이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