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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한앤컴퍼니에 남양유업 매각으로 선회하나, 홍원식 궁지에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  2021-10-28 17: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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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 공세로 궁지에 몰렸다.

홍 회장은 그동안 남양유업 매각을 위한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한앤컴퍼니에 회사를 매각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펴왔는데 선행조건이 '외식사업부 분사'와 '오너일가 예우'로 밝혀지면서 매각 결렬의 원인 제공자라는 비난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29일 임시 주주총회는 예정대로 열리지만 정족수 미달로 이사를 새로 선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은 29일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을 새로 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27일 법원이 한앤컴퍼니가 신청한 남양유업 임시주주총회에서 홍 회장 일가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는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홍 회장 일가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남양유업 정관을 보면 ‘이사 선임은 출석한 주주의 과반 찬성으로 의결하며 그 지분이 전체 주식의 4분의1을 넘어야 한다’고 돼있다.

남양유업은 홍 회장 일가가 지분 53.08%를, 나머지 지분은 소액주주들이 들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남양유업 내부에서 발탁한 이사들의 신규선임을 찬성할 가능성도 희박해 임시 주주총회 안건은 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임시 주주총회는 예정대로 열리지만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이 예상된다”며 “이번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이사 선임과 이사회 재편 등을 추진하고자 했으나 한앤컴퍼니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신청으로 이러한 계획을 추진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법원이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리면서 홍 회장과 한앤컴퍼니의 매각 결렬 핵심쟁점으로 떠오른 선행조건의 실체도 드러났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주식 매매계약 선행조건으로 외식사업부 분사·오너일가 예우가 확약사항이 되기 위해서는 절차와 방법, 조건 등에 대한 상세 합의가 필요하지만 계약서에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며 “채무자들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외식사업부 분사와 일가 임원진 예우에 대한 조항을 선행조건으로 확약할 의무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그동안 남양유업은 거래를 위한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주식매매계약을 종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왔는데 그 선행조건이 외식사업부 분사와 오너 일가 예우임이 확인된 것이다. 

남양유업 외식사업부에는 2014년 선보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백미당’이 속해 있다. 백미당은 현재 전국에 80곳 이상의 매을 보유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사업부문 가운데 외식사업부가 속해 있는 ‘기타’사업부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남양유업 전체 매출에서 약 28.9%의 비중을 차지했다. 

백미당은 홍 전 회장의 부인인 이운경 고문이 브랜드 출시 때부터 관여하고 둘째 아들인 홍범석 상무가 2009년부터 이끌면서 애착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 회장이 오너일가를 예우해달라는 조건을 내건 것은 ‘불가리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한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재판부가 채무자들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선행조건으로 확약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만큼 홍 회장은 앞으로 논쟁이 된 외식사업부 분사 및 오너일가 예우와 관련한 한앤컴퍼니의 확약 여부와 효력을 입증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홍 회장이 물밑에서 한앤컴퍼니와 가격이나 조건 등의 재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 있다.

앞선 법원의 판단을 볼 때 본안 소송인 주식매매계약 이행 소송에서는 한앤컴퍼니가 승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홍 회장은 소송전이 장기화했을 때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 입장에서는 남양유업 지분 대금이 묶이고 출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는 점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이미 법원이 선행조건과 관련해 사실상 한앤컴퍼니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에 한앤컴퍼니가 물밑협상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투자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짜인 외식사업부를 따로 떼어주고 홍 회장 아들들의 경영권을 사실상 보장해달라는 선행조건을 한앤컴퍼니가 들어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앤컴퍼니로서는 물밑협상에 나설 이유도 없어 홍 회장으로서는 할 수 있는 게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법원이 이번에 내놓은 결정문이 본안소송에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2~3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본안소송도 빠르게 결론이 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홍 회장이 최근 국정감사에 참석해 여러 차례 한앤컴퍼니가 아닌 다른 대상자를 찾겠다고 밝혔지만 다른 매수자에게 회사를 매각할 길도 막혀 있다. 

앞서 9월 법원은 홍 회장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1.68%(37만2107주)를 처분할 수 없도록 하는 한앤컴퍼니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홍 회장의 법률대리인 LKB 측은 27일 나온 법원의 결정과 관련해 “이번 건은 임시적 가처분 결정 내용에 불과한 가운데 계약 유효성 여부는 본안소송에서 정확히 판단할 것으로 본다”며 “매도인 입장에서 수용하기 힘든 판단으로 급박하게 결정되는 가처분이기 때문에 한앤컴퍼니 입장만 전달된 것 같고 여전히 계약 해제는 유효하다는 입장이며 실제 본안소송에서는 매도인의 주장을 들어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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