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산업계와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2026년 상반기 양호한 성적을 거뒀던 신규 수주에서 하반기에는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상반기에 7조1천억 원의 신규 수주를 달성했다.
2026년에 세운 연간 수주 목표가 13조3천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에 목표치의 절반 이상을 채운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2026년 수주 목표는 2025년 성과인 14조7천억 원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다만 2025년 성적은 12월에 수주한 체코 두코바니 원전의 주기기 등 5조6천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에 기인한 바가 컸다.
두산에너빌리티의 2026년 수주 목표는 초대형 계약이 빠진 상황에서도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성과를 통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겨냥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박 회장은 2026년 들어 가스터빈 사업에서 신규 수주를 확대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상반기 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전체 7조1천억 원 가운데 3조1천억 원이 가스터빈 관련 사업에서 나왔다.
가스터빈 관련 수주가 2025년 연간 기준으로 1조3천억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6년은 상반기만에 지난해의 2배 이상 실적을 낸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2026년 상반기 수주 실적을 놓고 “국내외 가스터빈 수주와 중동 가스폭합 프로젝트 수주를 기반으로 상반기에 7조1천억 원 수주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국내와 미국에서 에너지 확대라는 정책 흐름에 따라 기존 사업 계획 이상의 추가 수주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전력 인프라 확대가 함께 추진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가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용인, 호남권에 반도체 클러스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조성에 따라 잠재 수요 포함 40GW(기가와트) 규모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송 및 난방 전기화 등에 따른 추가 수요까지 포함하면 2040년까지 50GW 이상의 추가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과 미국 사이 관세협정에 따른 대미투자도 원자력, 가스 등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 우선 투자 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수혜가 기대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상반기에 북미에서도 가스터빈 수주에 성과를 내며 경쟁력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상반기에 대형 H급 가스터빈 발주 18기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가 7기를 수주해 6기를 수주한 GE를 앞서는 등 경쟁 구도에 진입했다”며 “하반기 추가 해외 수주도 가능하고 증설 계획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원전 역시 박 회장이 올해 하반기 중 사업 확대 소식을 기대할 수 있는 영역으로 여겨진다.
▲ 두산에너빌리티는 2026년 연간 수주 목표로 13조3천억 원을 설정해 뒀으나 증권업계에서는 목표치의 초과 달성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바라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6년 하반기 중에 대형원전, SMR 등 원전 프로젝트에서 3조8천억 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따라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추가 원전 건설은 이미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은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기저원전 안정화를 위해 전문가 의견 수렴과 대국민 공론화를 거쳐 신규 대형 원전과 SMR 도입 여부를 결정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원전 건설 역시 2026년 하반기 중 구체적 진전을 볼 가능성이 크다.
미국 에너지부는 최대 5개의 AP1000 노형이 사용되는 원전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175억 달러 규모의 금융지원 대책을 내놓는 등 미국 내 원전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AP1000 관련 원전 프로젝트에 공급 경험이 풍부하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관련 수주 전망을 놓고 “체코 원전 시공 및 주요 기자재, SMR 주기기, 미국 AP1000 원전 장납기 기자재, 해외 가스터빈 및 스팀터빈 등 주요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고려하면 연간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웨스팅하우스가 올해 중 미국 내 1~2기 AP1000 원전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특수목적 법인을 설립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주요 기자재를 놓고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