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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태양광 투자 신중, 이우현 배터리소재 포함 신사업 투자체력 비축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1-10-28 14: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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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가 태양광 폴리실리콘사업에서 신중한 투자기조를 이어가며 안정적 재무구조를 다지고 있다.

이우현 OCI대표이사 부회장은 태양광 폴리실리콘업황 호조에도 과감한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통해 배터리소재 등 미래 신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체력을 쌓아두려는 것으로 보인다.
 
OCI 태양광 투자 신중,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124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우현</a> 배터리소재 포함 신사업 투자체력 비축
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

28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폴리실리콘 원료인 메탈실리콘 가격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메탈실리콘 가격은 태양광발전시장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로 꾸준히 상승하다가 9월 글로벌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의 감산 조치에 폭등했다.

최근 4개월 동안 메탈실리콘 가격 추이를 보면 7월 말 톤당 1만5천 위안에서 9월 말 6만 위안까지 뛰기도 했다.

싱가포르 일간지 더스트레이츠타임스(The Straits Times)는 블룸버그 분석을 인용해 “태양광발전분야 등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내년 여름까지 메탈실리콘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메탈실리콘을 OCI 안에서 직접 생산하는 내재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메탈실리콘 가격이 상승 추세를 이어가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사업 수익성을 지속해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OCI는 폴리실리콘 판매가격 상승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 1946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분기보다는 17% 늘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폴리실리콘 가격 강세는 폴리실리콘 공급부족과 원료인 메탈실리콘 가격 급등이 더해진 결과로 파악된다. 폴리실리콘 공급부족이 해소됐는데도 메탈실리콘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 자칫 원가부담만 커질 수 있다.

다만 이 부회장은 메탈실리콘 내재화도 신중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7일 OCI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장기적으로는 메탈실리콘을 25~30% 정도는 자체조달할 것이다”며 “기존 공장을 인수하거나 합작사 설립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탈실리콘을 직접 생산하면 폴리실리콘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메탈실리콘 내재화를 자체공장 건설이 아닌 생산설비 인수 또는 외부 합작으로 추진하면서 대규모 재원 투입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OCI 관계자는 “메탈실리콘 구매처를 다변화하고 기존 재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필요물량을 전부 내재화하지 않더라도 메탈실리콘 가격 상승에 따른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과거 폴리실리콘 공급과잉에 따라 2018년 4분기부터 2020년 2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본 뒤 보수적 투자기조를 유지해오고 있다.

OCI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전기요금이 낮아 원가 경쟁력이 높은 말레이시아에서만 생산한다. 생산능력 확충도 디보틀넥킹(생산 효율화로만 생산량을 늘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조업과 비교해 안정적으로 이익을 거둘 수 있는 태양광발전 운영·매각사업을 확대하는 점, 자체적으로 올해 글로벌 태양광시장규모 전망치(170GW)를 업계 전망치(180GW)보다 낮게 보고 있는 점 등도 이 부회장의 신중한 투자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게 이 부회장이 주력사업 투자에 보수적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안정적 재무구조를 지켜 미래 신사업 확장에 더욱 힘을 실으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OCI 사업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성장성이 큰 배터리(2차전지)소재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OCI는 포스코케미칼과 세운 합작법인 피앤오케미칼을 통해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고연화점 피치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고연화점 피치는 배터리의 밀도, 충방전 효율, 수명을 높이기 위해 음극재 코팅용으로 쓰이는 소재다.

포스코케미칼은 2024년부터 매년 고연화점 피치 1만5천 톤을 생산해 세계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배터리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음극재 수요는 2020년 28만4천 톤에서 2030년 205만2천 톤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고연화점 피치 수요량도 2025년 15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OCI는 콘퍼런스콜에서 “고연화점 피치가 쓰이는 시장이 보수적이고 기술수준이 높은 2차전지 쪽이라는 점을 보면 관련 업체와 상당기간 테스트를 해야 할 것으로 본다”며 기술력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부회장은 전기차배터리를 재사용한 에너지저장장치 실증사업에도 발을 뻗었다.

OCI는 현대자동차, 미국 전기 및 천연가스기업 CPS에너지와 함께 배터리 재사용 에너지저장장치 분석을 진행한 뒤 내년 9월까지 미국 텍사스주에 컨테이너 형태인 에너지저장장치 큐브(Cube)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항암치료제를 위주로 유망 바이오벤처기업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OCI는 라이선스인(특허 등 권리를 들여오는 것)이나 기술 획득을 위해 신약 후보물질에 투자하고 잠재적으로 인수합병(M&A)도 고려하고 있다.

2019년 1월 항암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에 50억 원 투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300억 원가량을 국내외 바이오기업에 투자했다.

이 부회장은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하며 신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체력을 꾸준히 비축해왔다.

이 부회장은 2013년 OCI 사장에 올랐는데 2015년부터 한 번도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00%를 넘은 적이 없었다. 지난해 말과 올해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각각 86%, 91%다.

부채비율 이외에 주요 재무지표들도 우수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OCI의 차입금의존도는 2020년 말 38%에서 올해 2분기 말 35%로 감소했고 순차입금비율도 같은 기간 43%에서 22%로 줄었다.

한국신용평가는 “OCI는 최근 주력 제품 가격의 상승으로 실적개선이 이뤄져 재무부담이 완화됐고 양호한 재무탄력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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