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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기사회생 발판 마련, 현대상선 숨통 트여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4-01 16: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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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기사회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매각으로 기대보다 많은 돈을 손에 쥐게 됐기 때문이다.

이번 매각은 현대상선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채무조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현대그룹, 첫 단추 잘 끼웠다

1일 재계에서 현대상선이 현대증권 매각에 성공하면서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채무조정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정은 기사회생 발판 마련, 현대상선 숨통 트여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대상선이 해외선주들과 사채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확실한 카드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보유 중인 현대증권 지분 22.56%를 KB금융지주에 1조 원 규모에 매각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은 현재 채권단과 조건부 자율협약을 맺은 상태다. 채권단이 3개월 동안 채무를 유예해주는 대신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조정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현대상선은 지난 2월부터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를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선주들은 현대상선의 회생 가능성을 의심하며 용선료 인하에 미온적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증권 매각이 성공하면서 이런 우려는 조금이나마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채권만기 연장에 반대했던 사채권자들도 이번 계기를 통해 마음을 돌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른 시일 안에 사채권자 집회를 다시 열고 채무조정을 위한 설득에 나설 것"이라며 "앞으로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채무조정에 집중한다면 남은 구조조정도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증권 매각이 용선료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해외선주들이 기존 입장을 바꿔 용선료 인하에 소극적으로 나오거나 인하폭을 줄일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 매각대금 어디에 쓰이나

현대상선이 당초 예상했던 금액인 6500억~7천억 원보다 많은 자금을 확보하면서 현대상선 유동성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이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빌린 약 4천억 원의 주식담보 대출을 갚아도 현대상선 손에 6천억 원가량이 남게 된다.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매각대금을 만기가 다가오는 채무상환에 당장 사용할 수 없다. 매각이 완료되기까지 남은 절차가 많아 현대상선이 매각대금을 손에 쥐려면 하반기나 돼야 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매각대금은 산업은행과 협의를 통해 현대상선의 운영자금으로 우선 활용하겠다"며 "이로써 자구안 완료 이후 경영 정상화와 재무구조 안정화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현대그룹이 2월 초 내놓은 추가 자구안도 거의 마무리됐다.

현대그룹은 당시 현대증권 매각, 벌크전용선사업부 매각, 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 매각, 현정은 회장 사재 출연, 용선료 인하 추진, 사채권자 채무조정 등의 자구 계획을 밝혔다.

벌크전용선사업부와 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이 매각됐고 현 회장은 어머니와 함께 사재 300억 원을 내놓았다.

현 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12년 만에 현대상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주주들도 회사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주식을 7대 1로 감자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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