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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누리호 핵심 한국항공우주산업, 미래에 어떤 기업이 되나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1-10-19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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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누리호 프로젝트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누리호로 대표되는 우주개발사업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내세우고 있는 ‘미래산업’의 일부분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미래사업을 크게 △위성·우주발사체사업 △도심항공모빌리티(UAM)사업 △무인복합체계(MUM-T)사업 △시뮬레이션/소프트웨어사업 등으로 분류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이런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 누리호와 차세대 중형위성 발사, 위성개발역량 폭발할까

위성·우주발사체사업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미래사업 전략의 핵심이다. 크게 위성사업과 우주발사체사업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 위성은 아리랑 1호다. 1999년 발사됐지만 개발은 1994년부터 시작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위성사업 역사는 바로 아리랑1호의 개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위성사업 역량은 30년 가까이 다져진 위성개발 역사에서 나온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2020년 사업보고서 역시 “한국항공우주산업는 1994년부터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1호에서 7호에 이르기까지 위성 본체개발의 모든 사업에 참여하여 고신뢰성 기술 기반의 1톤급 위성본체 개발 역량을 확보해 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민간 우주개발시대를 맞아 한국항공우주산업 위성사업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위성사업이 정부에서 주도하는 사업에 참여하는 방식, ‘올드스페이스’시대의 방식으로 진행됐다면, 민간주도의 ‘뉴스페이스’시대를 맞아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직접 주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 사례가 바로 차세대 중형위성사업이다.

차세대 중형위성사업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함께 진행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의 목적은 정부가 보유한 주요 위성기술을 민간업체에 이전하는 데 있다. 

차세대 중형위성 1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도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주요 위성기술이 한국항공우주산업에 이전됐으며 올해 3월 차세대중형위성 1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차세대 중형위성 2호부터 5호까지는 모두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주도하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내년 1월 발사가 예정돼있는 차세대 중형위성 2호에서 위성시스템 설계, 본체 개발, 제작, 조립, 시험, 발사를 모두 총괄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우주사업의 또 다른 갈래는 우주발사체사업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위성사업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가 차세대 중형위성 프로젝트였다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우주발사체사업이 얼마나 진화했는지는 이틀 후에 쏘아 올려질 누리호가 증명해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에서 체계 총조립과 1단 추진체 탱크 개발을 맡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누리호사업을 통해 우주발사체 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사체기술과 위성기술을 확보한다면 우주개발역량의 A부터Z까지 모두 갖췄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주사업이라는 것이 결국 ‘발사체’에 ‘위성’을 실어서 날려 보내는 사업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단순히 위성을 발사체로 쏘아 올리는 데에서 더 나아가 그 위성으로 확보한 정보들을 가공, 판매하는 서비스 사업까지 구상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최근 국내 항공영상분석업체인 메이사의 지분 20%를 인수한 것은 이런 행보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 하늘을 나는 것은 우리가 전문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도심항공모빌리티

다음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하늘을 나는 자동차 사업과 관련된 이야기다.

도심항공모빌리티는 도심 정체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미래형 모빌리티체계다. 이미 현대차, 한화 등 대기업들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항공주산업은 대기업들과 비교해서도 이미 앞서나간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하늘을 나는 것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전문이라는 자신감 때문이다.

한국한공우주산업은 항공기 수직이착륙 기술 등 도심항공모빌리티 관련 핵심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은 올해 4월 열린 ‘항공우주산업 발전 방향 및 비전’ 기자간담회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 핵심은 비행체이고 이를 위한 기술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25년까지 도심항공모빌리티 표준 선점을 위해 분산추진, 소음 등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2029년에는 독자 도심항공모빌리티 모델을 내놓을 계획을 세웠다.

또한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도심항공모빌리티 비행체를 만드는 데 특화된 기업이다 보니 도심항공모빌리티 관련 인프라 확장 등을 위해 대기업과 협력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 방위사업에 미래를 접목하는 유무인복합체계와 시뮬레이터사업

유무인복합체계사업과 시뮬레이터사업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미래사업 가운데서도 본업인 방산과 가장 관련이 깊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올해 3월에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과 유무인복합체계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업무협약이 성과를 내면 전투헬기 조종사가 헬기를 몰고 직접 전투하는 동안에 헬기가 발사한 무인기가 헬기 근처에서 날아다니며 개별적으로 전투를 하는 유·무인 복합 전투방식이 가능해진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자체적으로도 무인기 기술을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육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국내 최초의 군단급 무인기인 RQ-101(송골매) 개발에 참여했으며 후속모델인 차기 군단급 무인기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차기 군단급 무인기는 RQ-101보다 감시, 정찰 능력이 훨씬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뮬레이션·소프트웨어사업 역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방산역량이 기반이다.

전투기에는 매우 복잡한 소프트웨어가 탑재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소프트웨어, 특히 시뮬레이션 역량은 국내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시뮬레이터/소프트웨어사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합성전장훈련체계(LVC)사업이다. 

합성전장훈련체계란 기존의 훈련체계에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결합해 높은 몰입감을 제공하도록 만들어놓은 훈련체계다. 

가상현실이 여러 영역에 적용되는 기술이기 때문에 합성전장훈련체계 사업 역시 확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미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합성전장훈련체계 사업을 전투기 훈련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20년 말에 T-50, TA-50 합성전장훈련체계 사업 계약을 방위사업청과 체결한 데 이어 최근 해군용 고속상륙정 시뮬레이터 개발 계약을 맺었다.

◆ 안정성의 군수와 성장성의 민수, 한국항공우주산업 군수와 민수의 경계 허문다

그렇다면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왜 미래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일까?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주력 사업인 방위산업은 예전부터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가의 핵심사업인만큼 규제에서 상당히 자유롭고, 아무리 평화로운 시대라고 하더라도 군사력의 유지는 대부분 나라에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불황이 닥치는 일도 거의 없다.

문제는 성장성이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우리나라 국방예산이 10% 증액되고 그걸 다 한 방산업체가 먹는다고 하더라도 매출 증가율은 10%인 셈”이라며 “방산은 굉장히 안정적 사업이지만 성장성이 높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업 다각화, 고객 다각화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미래산업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군수에서 민수로 나아가는, 더 정확히 말하면 군수와 민수의 벽을 허물고 두 시장 모두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분야에 집중돼 있다.

인공위성,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말할 것도 없고 앞에서 군사적 성격이 강한 것처럼 보였던 유무인복합체계와 시뮬레이터사업 역시 민간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사업들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그동안 쌓은 경쟁력, 즉 군사기술역량을 민간에서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에 먼저 진출해 있는 셈이다. 

과연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방산기업에서 군수/민간 복합기업으로의 변신을, 4차산업혁명시대의 ‘미래’ 기업으로의 변신을 훌륭하게 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채널Who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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