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놓고 증권사들의 전망치가 4조 원대에서 5조 원 중반대까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디스플레이와 메모리반도체 등 업황이 악화하고 있는 부품사업에서 타격을 얼마나 방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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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9일 "삼성전자는 주요 사업에서 경쟁사보다 안정적 기초체력을 갖추고 있다"며 "1분기 수익성 악화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5조5800억 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하나금융투자가 종합한 기존 증권가 전망치인 5조1800억 원보다 7.7% 높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가 부품사업에서 업황악화로 고전하겠지만 메모리반도체의 미세공정 전환과 디스플레이의 수율개선으로 상당부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1분기 6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갤럭시S7 판매가 예상보다 호조인데다 환율효과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신현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5조130억 원으로 대폭 낮췄다.
그는 "세계 D램시장에서 수요부진과 공급과잉이 지속되며 영업환경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며 "LCD패널에서 수율 개선효과도 예상보다 늦어져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까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4조 원대로 가장 낮게 잡고 있는데 완제품사업인 IM부문과 CE부문의 영업이익은 다른 증권사와 비슷하게 전망한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LCD패널의 가격하락 영향에 직접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반도체 등 부품사업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크게 낮췄다.
결국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와 LCD패널의 가격 하락폭과 실적방어를 놓고 전망을 달리하면서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크게 차이가 난 것이다.
PC와 TV 등 IT기기의 수요가 지난해부터 크게 둔화하면서 메모리반도체와 LCD패널의 가격은 지속적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등이 내놓을 1분기 실적 전망치도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D램에서 10나노대 미세공정기술과 낸드플래시에서 3D낸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타격을 줄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기술은 메모리반도체 제품의 원가 절감에 중요한 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사업에서도 중소형 올레드패널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어 LCD패널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결국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메모리반도체의 공정전환 속도와 올레드패널의 비중 증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신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갤럭시S7과 SUHD TV의 판매증가로 완제품사업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릴 것"이라며 "부품사업이 실적에 끼치는 악영향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