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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조현민, 대한항공과 진에어 공존 가능성 입증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3-28 1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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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조현민, 대한항공과 진에어 공존 가능성 입증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 내 프랑스의 해’ 개막을 축하하는 연회에 참석해 조원태(왼쪽)대한항공 총괄부사장, 조현민(오른쪽) 진에어 전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한항공의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출범 8년을 맞았다.

진에어가 출범할 때 대한항공의 수요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는데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공존은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민 진에어 전무는 진에어가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 장거리노선 수요 전반적으로 확대

28일 진에어에 따르면 진에어가 지난해 12월 처음 취항한 하와이 노선의 평균 탑승률이 8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에어가 하와이 노선에 취항한 지 3달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최초로 350석 규모의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해 하와이 노선에 취항했다. 하와이는 갈 때 7~8시간, 올 때 10~11시간이 걸리는 장거리 노선이다.

다른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대부분 180∼190여 석 규모의 항공기를 통해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에만 취항하고 있다.

진에어가 처음 하와이에 취항한다는 계획을 밝혔을 때 대한항공 하와이 노선의 수요를 일부 가져가면서 두 회사 모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두 노선이 서로 다른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만큼 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결과로 볼 때 두 회사의 차별화 전략이 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의 1월 수송객 수는 지난해 1월보다 62.8%나 증가했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진에어는 하와이 노선이 안착하면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장거리노선 탑승률이 올라가면서 고정비 부담이 감소하고 경쟁사의 하와이 노선 증편이 어려운 점을 감안한다면 장거리노선 확보에 따른 수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진에어가 하와이 노선에 취항한 뒤에도 대한항공 하와이 노선의 탑승률은 큰 변화가 없었다. 대한항공 탑승률은 80~90%대를 유지했다.

◆ 진에어, 두 마리 토끼 잡아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나란히 수요를 늘릴 수 있었던 이유는 두 회사가 목표로 삼는 고객층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조양호 조현민, 대한항공과 진에어 공존 가능성 입증  
▲ 조현민 진에어 전무.
고급스러운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은 대한항공을, 실용성을 따지는 고객은 진에어를 선택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하와이 노선 항공권은 최저가 기준으로 가격이 2배 가까이 차이난다.

진에어는 국내와 하와이를 오가는 노선을 운항하는 여러 항공사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으로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다.

진에어는 저비용항공사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비좁은 좌석과 불편한 서비스도 개선하며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

가격경쟁력은 물론이고 서비스경쟁력도 갖춘 것이다.

진에어는 하와이를 오가는 항공기에 이코노미플러스 좌석을 운영하고 있다. 요금을 더 내면 일반석보다 앞뒤 간격이 넓은 이코노미플러스 좌석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칫솔과 치약 등 기내 편의용품과 기내식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진에어가 공격적 투자를 진행할 수 있었던 데에는 조양호 회장의 지원과 조현민 전무의 강한 의지가 밑바탕에 깔려있다.

진에어는 조양호 회장의 작품이다. 이 때문에 조현민 전무의 공격적 경영도 가능했다.

조현민 전무는 진에어 출범 초기부터 깊숙이 관여하는 등 의욕적으로 진에어의 사업확장에 나서고 있다. 진에어가 대한항공이 있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이 공격경영에 나서는 것도 조현민 전무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입을 모은다.

조현민 전무는 진에어 출범 당시 “엄마의 마음으로 대한민국에 없었던 새로운 항공사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그는 “서울대학교에서 MBA과정을 이수한 것은 진에어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조 전무는 진에어의 로고 디자인, 사명, 유니폼 디자인, 포인트 제도 등 진에어와 관련된 대부분의 사안에 직접 참여했다. 조 전무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조양호 조현민, 대한항공과 진에어 공존 가능성 입증  
▲ 대한항공의 프레스티지 스위트 좌석.

◆ 고급 서비스 강화하는 대한항공


진에어가 기존 저비용항공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이 대한항공은 고급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도입한 B747-8i 항공기에 일등석을 6석만 배치했다. B747-8i 항공기는 동급 항공기인 B747-400보다 동체 길이가 5.6m 길어져 최대 50여 석을 추가할 수 있지만 대한항공은 30석만 추가해 좌석 공간을 넓혔다. 좌석 수를 줄이는 대신 좌석 폭을 늘리면서 서비스 질을 높인 것이다.

대한항공의 이밖에도 일등석 서비스를 점차 늘리고 있다.

대한항공의 일등석 리모콘은 스마트폰과 같이 터치가 가능한 제품이다. 새롭게 도입된 전 좌석의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은 23인치 와이드 모니터로 컴퓨터 화면보다 크게 제작했다. 화장품은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몬다비 가문에서 소량 생산하는 브랜드 ‘다비’의 제품을 사용한다.

대한항공은 일등석 고객을 위한 실내복도 제공한다.

대한항공이 현재 운영하는 일등석은 700여 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일등석을 대부분 없애겠다고 발표하면서 대한항공은 조만간 국내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일등석을 보유한 항공사가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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