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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김수천, 아시아나항공의 체질개선 성공할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3-28 11: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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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김수천, 아시아나항공의 체질개선 성공할까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체질개선에 성공할까?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에서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 출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에어서울은 9월 출범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점점 격차가 벌어지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에 따라잡히는 상황에 처해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비해 단거리노선의 비중이 높아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성장에 치명타를 입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을 되찾고 그룹을 재건하자마자 아시아나항공에서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근본적인 체질개선 없이 회생은커녕 생존도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에어서울의 성공적 출범도 아시아나항공의 회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 전사적 비용절감 노력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최근 업무용 차를 에쿠스에서 K9으로 바꿨다. K9은 원래 아시아나항공에서 부사장급 임원이 타던 차다.

부사장급 임원은 K9에서 제네시스로 갈아탔다. 전무급 이하 나머지 임원 32명의 경우 개별적으로 지급됐던 업무용 차를 모두 반납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인력과 노선, 영업망을 감축 및 재배치하는 내용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말 금호산업을 인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시아나항공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박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기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이윤뿐”이라며 “이윤없이는 어떤 목적이나 목표도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특히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도 접수받았다. 일반직원 47명이 희망퇴직했고 22명은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신규채용도 하지 않는다.

김수천 사장은 28일 열린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 “노선 구조조정, 조직슬림화, 에어서울 설립 등 고강도 구조개선 방안을 통해 올해 누적된 부진을 극복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삼구 김수천, 아시아나항공의 체질개선 성공할까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오른쪽)이 2014년 5월 페브리스 브레지에(Fabrice Bregiere) 에어버스 CEO와 함께 A380 1호기의 비즈니스 스마티움 좌석에 앉아 시연해보고 있다. <뉴시스>

◆ 고급 항공사 이미지 미련 버려

아시아나항공의 구조조정은 단순한 비용 절감에 그치지 않는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대한항공과 동등한 수준을 유지했던 기내서비스를 축소하는 등 항공사의 근본적 정체성을 바꾸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72석의 일등석을 없애고 이 자리를 일반석으로 채워 280석 정도의 좌석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이 저비용항공사와 가장 차별화되는 요소이자 항공사의 자존심이나 마찬가지인 일등석을 없애는 것은 그만큼 아시아나항공이 처한 상황이 절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서비스도 점차 줄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우수회원이 항공기에 탑승할 때 제공하던 탑승인사 서비스를 없앴다. 장거리노선에서 기내식 전에 제공되던 음료와 간식 서비스도 없앴다. 비즈니스석 탑승객에게 제공하던 기내식 메뉴판도 사라졌으며 기존 포장된 생수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방식 대신 승무원이 직접 물을 따라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아시아나항공은 규모 면에서 대한항공보다 작지만 기내서비스에서만큼은 대한항공과 동등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이를 대폭 줄이고 있는 것이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구조조정은 단순히 비용을 줄이기 위한 단기적 처방이 아닌 생존을 위한 강도 높은 체질개선”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이 그동안 대한항공과 함께 고급 항공사라는 이미지를 주려고 했는데 이제는 이런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에어서울, 구원투수 역할 기대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이 아시아나항공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회장이 기존 저비용항공사의 강한 반발, 아시아나항공 내부의 우려, 에어부산 주주의 반대 등에도 불구하고 에어서울의 출범을 밀어붙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정상화 계획에 일본과 동남아 등 11개 단거리노선을 순차적으로 에어서울에 이관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이 노선들은 국내 저비용항공사와 경쟁에서 밀려 꾸준한 적자를 내고 있는 노선이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적자 노선을 에어서울에 넘겨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에어서울은 이를 통해 조기 정착을 노린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연료 효율성이 떨어지는 고령 항공기를 에어서울로 넘기고 신규 항공기를 도입할 수 있는 여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주총에서 “에어서울이 올해 하반기에 취항하면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항공3사 체제가 완성된다”며 “노선, 기재, 서비스, 마케팅 등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항공 3사의 시너지를 발휘해 손익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에어서울은 당초 성수기인 3분기를 공략하기 위해 상반기 취항을 검토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의 운항증명(AOC) 심사가 지연되면서 9월 출범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 쉽지 않은 항공사 체질개선

아시아나항공의 체질개선은 험난한 길일 것으로 보인다.

  박삼구 김수천, 아시아나항공의 체질개선 성공할까  
▲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항공업은 안전이 가장 중요한 만큼 단기간에 수익구조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부터 일등석을 없애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항공기의 좌석배치를 바꾸는 작업은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다. 좌석배치의 변화가 항공기의 안전운항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지 충분한 기술적 검토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시장의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항공이 국내 저비용항공시장이 채 형성되기 전 일찌감치 진에어로 시장에 뛰어든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부산 기반의 에어부산을 통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적절한 시기를 놓쳤다는 것이다.

진에어는 이미 하와이 노선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최초로 장거리노선에 취항한 데 이어 제주항공의 뒤를 바짝 쫓아 저비용항공사 1위까지 노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을 따른 고급 항공사 전략을 추진하고 않고 진작부터 실용노선으로 방향을 틀었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고급화를 통해 다른 항공사들과 차별점을 강조하면서도 진에어를 통해 실용을 중시하는 고객도 잡은 것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뒤늦게 실용노선을 선택했지만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에어서울이 출범해도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에 보탬이 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에어서울이 취항하면 이를 통해 단거리노선에서 기존 저비용항공사에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면서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에어서울에 11개 노선을 넘기겠다고 발표했지만 기존 아시아나항공 매출에 대한 11개 노선의 기여도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노선 이관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 개선 폭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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