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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456억이 얼마? 이주열 화폐단위 바꾸기 자락 다시 깔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  2021-10-08 15: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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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게임 회차별 등장금액을 달러로 환산해 놓은 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456억 원이 대체 얼마야?”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보는 외국인들의 가장 큰 궁금증 가운데 하나다. 0이 무려 8개나 붙은 돈의 규모가 낯설기 때문이다.

한국 화폐 단위가 지나치게 커 경제규모와 위상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액면가를 낮추는 리디노미네이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리디노미네이션은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막대한 데다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적지 않아 선뜻 추진하기 어렵다. 한국은행이 리디노미네이션 논의에 시동을 걸지 관심이 모인다.

8일 구글 검색어 분석도구인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오징어게임 방영 이후 한국 원화 검색빈도가 크게 늘어났다. 오징어게임 공개 당일인 9월17일 15였던 관심도지수는 10월3일 최고치인 100까지 올랐다.

폭스비즈니스는 5일 원화가 구글에서 두 번째로 많이 검색된 화폐에 등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원화를 현지 통화로 변환하는 법도 많이 검색됐다고 전했다.

그만큼 오징어게임 시청자들에게 원화 단위가 익숙치 않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오징어게임 회차마다 등장하는 돈을 모두 달러로 환산해 놓은 글이 돌아다니기도 한다.

기축통화로 통용되는 미국 달러화는 일상에서 억 이상의 단위는 물론 만 단위를 사용할 일도 그리 많지 않다.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수십~수백억 원의 상금이 단번에 와닿지 않는다. 우리가 원화와 20대 1 정도의 환율을 지닌 베트남 동화의 가치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은 것과도 비슷하다.

원화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통화 가운데 액면 대비 가치가 가장 낮다. OECD 국가 통화 중 1달러와 교환하기 위해 네 자릿수 단위 금액이 필요한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화폐 액면 단위를 낮추는 리디노미네이션 필요성이 종종 떠오른다. 100원을 1원으로 하거나 1천 원을 1원으로 바꾸는 방법이다. 실제로 이미 일부 식당이나 까페 등에서 가격 뒷부분 숫자 세 자리를 떼고 만 단위와 천 단위만 표시하는 곳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리디노미네이션 논의는 좀처럼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다. 리디노미네이션을 진행하면 통화체계 개편에 따른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 데다 단위 하락이 소비심리를 부추겨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2019년 리얼미터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리디노미네이션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52.6%로 찬성한다는 의견 32.0%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화폐 단위를 바꿀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리디노미네이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관련 논의를 주도하는 데에는 신중한 편이다. 이 총재의 발언이 자칫 다르게 해석돼 시장의 불안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2015년 국감에서 리디노미네이션 필요성을 지적하는 의원 질의에 공감한다고 답변해 파장이 일었다. 이후 국감에서 리디노미네이션과 관련해 원론적 수준 발언에만 그치고 있다.

이 총재는 2019년 3월에도 국회 업무보고에서 “논의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가 4월 통화정책방향 설명회에서 곧바로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추진계획도 없다”고 거둬들였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때도 이 총재는 리디노미네이션과 관련해 “추진할 계획이 없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다만 최근에는 다소 변화한 기류가 포착된다. 한국은행은 8월부터 10월까지 현금사용행태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디지털화폐·10만 원권 도입 등과 함께 리디노미네이션 관련 찬반조사가 포함됐다.

현금사용행태 조사는 3년마다 진행하는 정례조사이다. 하지만 리디노미네이션 관련 조사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 이주열 총재가 리디노미네이션의 필요성에 동의를 해왔던 만큼 임기를 마치기 전에 관련 논의를 진전하기 위한 포석을 마련해 두고 떠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총재는 역대 최장인 8년 임기를 마치고 2022년 3월 물러난다.

이 총재가 15일 한국은행 총재로서 마지막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를 치른다. 21일 진행되는 종합감사에도 출석할 가능성이 크다. 리디노미네이션과 관련해 이전까지 내놨던 원론적 발언에서 벗어나 유의미한 화두를 던질지 관심이 모인다.

이 총재는 2016년 국감 때 “리디노미네이션은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면서 “어떤 계기를 통해 공론화된다면 그때 가서 논의할 수 있다”고 여지를 열어두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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