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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LG유플러스 연합,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막을까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6-03-27 11: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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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LG유플러스 연합,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막을까  
▲ 황창규 KT 회장(왼쪽)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막기 위한 KT와 LG유플러스의 연대가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다.

이동통신3사가 그동안 치열하게 시장점유율 경쟁을 벌여온 점을 감안하면 이런 구도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이동통신에 이어 방송미디어와 알뜰폰 등에서도 공룡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 결과는 결국 소비자의 피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한다.

◆ KT LG유플러스, 인수반대 총력전

27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전에 돌입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22일 인수여부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기업결합 심사를 엄격하게 처리해줄 것을 요구했다.

KT 직원이 SK브로드밴드와 합병기일을 4월1일로 확정한 CJ헬로비전에 대해 주주총회 결의 무효확인 소장을 제출한데 이어 LG유플러스 직원도 같은 이유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임헌문 KT 매스총괄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수뇌부들도 앞장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시도가 잘못됐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임헌문 매스총괄은 지난해 12월18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자기기인’(자신도 속이고 남도 속인다)이라는 고사성어를 들며 SK텔레콤을 비판했다.

  KT LG유플러스 연합,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막을까  
▲ 임헌문 KT 매스총괄.
임 총괄은 “판을 흔들겠다는 사업자(SK텔레콤)는 과거에도 자기기인으로 판을 여러번 깼다”며 “이번에도 자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남의 밥그릇을 깨는 SK텔레콤에게 더이상 우롱당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영수 부회장도 지난해 12월14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추진을 놓고 “땅도 안 짚고 손쉽게 헤엄치려는 것”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권 부회장은 통신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방송미디어와 알뜰폰시장에서 덩치를 키우게 놔두면 안 된다며 인수 여부를 심사하는 정부가 심사를 신중하게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SK텔레콤이 적자를 낸 적이 한 번도 없을 것인데 그런 사업을 왜 한 곳에 몰아주는가”라며 “이번 딜은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며 통신은 규제산업이니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SK텔레콤 공룡 되면 피해는 소비자의 몫"

KT와 LG유플러스가 내세우는 인수 반대의 명분은 간단하다.

SK텔레콤이 통신시장에서 공룡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데 방송미디어와 알뜰폰사업까지 몸집을 키우면 시장이 SK텔레콤 중심의 독과점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시장에서 5대3대2 구도가 철옹성처럼 지켜지고 있다”며 “SK텔레콤은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인데 이 사업자가 방송과 알뜰폰시장까지 점령하면 그 피해는 누구의 몫이겠느냐”고 되물었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결합상품 경쟁력이 더욱 높아진다는 점도 우려한다.

SK텔레콤이 50%에 육박하는 이동통신 시장점유율을 앞세워 초고속인터넷이나 IPTV(인터넷방송)과 결합상품으로 큰 재미를 보고 있는데 CJ헬로비전의 알뜰폰이나 초고속인터넷, 케이블TV 고객이 SK텔레콤의 결합상품 잠재고객에 편입하게 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당장 SK텔레콤의 덩치가 커지는 것도 문제지만 300만 명이 넘는 CJ헬로비전 고객이 반영구적으로 SK텔레콤 계열사 상품의 결합상품 잠재고객에 포함된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이 경우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기업은 SK텔레콤과 경쟁할 기회조차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사업자가 줄어들면 기업 사이의 경쟁이 느슨해질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시장파이가 큰 상위 사업자가 상품가격을 쉽게 올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해 덩치를 키우는 것도 막아야 하지만 케이블TV와 알뜰폰 등에서 견고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CJ헬로비전을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 역시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KT LG유플러스 연합,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막을까  
▲ 미국 통신시장 점유율 2위 사업자인 AT&T가 4위 사업자인 T-모바일과 합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시장의 공정경쟁을 저해한다는 정부의 판단으로 무산된 적이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도 지난해 말 “CJ헬로비전은 케이블TV와 알뜰폰 시장점유율 1위 사업자”라며 “실질적으로 제4이동통신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CJ헬로비전을 제거하는 것은 가계통신비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호주의 경우 이통사 사이의 인수합병을 승인한 뒤 통신요금이 20% 넘게 올랐다”며 “특히 어린이, 노인에 대한 상품은 통신사의 틈새전략이기 때문에 가격경쟁이 치열해져야 하는데 호주는 사업자가 줄어들면서 이 상품에 대한 가격인상 폭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물론 KT와 LG유플러스의 반대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SK텔레콤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 무작정 인수를 반대하려고만 한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케이블TV나 알뜰폰의 경우 KT나 LG유플러스도 인수합병전략으로 시장파이를 키울 기회가 충분하다”며 “SK텔레콤의 인수시도를 일단 막고나 보자라는 심리도 반영된 전략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 인수합병 막은 사례 있나

KT와 LG유플러스가 이번 사안에 한목소리로 반대 의견을 내놓는 것은 실제로 외국에서 기업간 인수합병 시도가 시장의 공정경쟁 훼손에 대한 우려로 좌절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이동통신 2위 사업자인 AT&T와 4위 사업자인 T-Mobile이 합병해 1위 버라이즌에 대항하려 했지만 시장에 참여기업이 줄어들면 통신요금이 올라갈 것이라는 정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유럽에서도 덴마크에서 이동통신 2위 사업자와 3위 사업자가 합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같은 이유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전례가 있다.

방송미디어의 경우에도 미국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컴캐스트와 3위 사업자인 타임워너의 합병 시도가 정부와 시민단체, 학계 등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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