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나 기자 annapark@businesspost.co.kr2021-10-07 17:31:45
확대축소
공유하기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이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대비해 리테일(소매금융)부문 의존도를 낮추는 데 속도를 낼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증시 거래 활성화를 이끈 동학개미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반대로 증시 거래대금 감소세가 이어지면 실적이 경쟁사 대비 더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
다만 키움증권이 유상증자로 자본력을 키우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요건을 충족한 만큼 투자금융 강화 등을 통해 리테일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7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FnGuide)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425억 원,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926억 원이다.
영업이익이 1분기에 3247억 원이었는데 2분기에 2926억 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3분기와 4분기에도 감소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증시 거래대금이 2분기부터 꾸준히 줄어들고 있어 리테일 비중이높은 키움증권의 실적도 연말까지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하루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1분기에 33조5천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지만 2분기 27조 원, 3분기 26조2천억 원으로 감소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7~8월에 26조~27조 원이었으나 9월에는 24조9천억 원 수준으로 내려앉으며 2020년 10월 이후 가장 적은 규모를 보였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수수료 수익 축소로 전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정체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9개월여 만에 3천 밑으로 떨어지는 등 증시가 하락장세에 접어들고 있어 거래대금은 더욱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급격한 거래대금 감소는 키움증권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키움증권의 수익구조에서 리테일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2021년 상반기 키움증권의 영업수익은 7316억 원인데 이 가운데 51.92%에 해당하는 3799억 원이 위탁매매부문에서 나왔다.
반면 투자금융부문 수익은 863억 원, 자산관리부문은 82억 원으로 각각 11.80%, 1.12%에 불과하다.
키움증권은 리테일부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투자금융 및 자산관리부문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투자금융과 자산관리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면 리테일 실적둔화를 방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2분기 리테일부문 수익은 2277억 원으로 1분기보다 15.6% 감소했다. 하지만 투자금융부문 수익은 데이터센터 및 물류창고 등 부동산금융(PF) 증가에 힘입어 1분기보다 7.9% 증가한 542억 원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은 유상증자로 자본력을 확대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요건을 갖췄다. 앞으로 투자금융부문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6월 44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2021년 1분기 기준 키움증권의 자본규모는 2조7천억 원 수준이었는데 유상증자를 통해 3조 원을 넘어섰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는 '자기자본 3조 원 이상' 기준을 충족해 사업영역 확대 발판을 마련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자기자본 3조 원 이상 증권사 가운데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은 곳을 말한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되면 기업에 신용공여를 하거나 헤지펀드를 상대로 자금운용에 필요한 신용공여와 증권 대차거래, 자문, 리서치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PBS)사업도 할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키움증권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가 완료되면 규제완화 및 투자여력 확대 등으로 투자금융부문 사업 경쟁력이 강화되고 수익기반 다각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