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촌 한강맨션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은 13일 현장설명회를 시작으로 시공사 선정을 위한 본격적 절차에 들어간다.
이촌 한강맨션 재건축조합은 11월29일 입찰을 마감하고 올해 안에 시공자 선정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삼성물산은 13일 이촌 한강맨션 재건축조합의 현장설명회에 참석할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촌 한강맨션 재건축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사업지 중 하나”라며 “재건축,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 쪽에서 양질의 프로젝트가 있으면 입찰에 참여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은 강북지역에서 전통적 ‘부촌’ 이미지를 지닌 지역으로 평가된다.
한강맨션은 이촌동 일대에서도 알짜배기 단지로 꼽히면서 삼성물산 외에도 다른 대형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의 2파전을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건설도 입찰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상위 건설사들의 연말 수주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 사장은 올해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에 오른 뒤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에 의지를 보여왔다.
다만 수주실적 경쟁보다는 사업성 등 질적 부분에 무게를 두는 방침을 앞세우고 있다.
오 사장은 경쟁사들과 비교해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수주경쟁에 따르는 준법경영 관련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으면서 래미안 브랜드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사업장을 신중히 골라 입찰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이런 면을 고려했을 때 이촌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은 오 사장으로서는 탐나는 지역일 것으로 보인다.
이촌 코오롱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의 ‘무혈입성’ 가능성이 높이 점쳐지는 분위기에 한강맨션 재건축사업까지 수주한다면 도시정비사업부문 실적을 높이는 것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촌동 핵심 재건축단지 시공권을 따낸다는 것 자체가 삼성물산이 수년 만에 복귀한 도시정비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고 이미지가 좋은 지역에 아파트를 짓는 것은 래미안 브랜드를 더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이촌 한강맨션은 오른쪽으로 삼성물산의 대표적 단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래미안 첼리투스가 자리잡고 있다. 또 인근에 삼성리버스위트 아파트 단지도 있다.
오 사장으로서는 이촌동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통해 서울 한강변에 래미안 브랜드타운을 조성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과도한 경쟁상황을 피해오면서 핵심지역을 기다려 온 터라 놓칠 수 없는 지역인 셈이다.
삼성물산은 앞서 2015년 신반포3차, 경남아파트 재건축(래미안 원베일리) 등을 수주한 뒤 도시정비시장을 포함 주택사업에 소극적 기조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20년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을 수주하면서 도시정비시장에 복귀했고 오 사장 취임 뒤에는 재건축과 리모델링사업 수주 실적을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다.
오 사장은 올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맡은 뒤 첫 공식일정도 도시정비사업 현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삼성물산은 5월 래미안 브랜드 이미지도 14년 만에 변경하면서 도시정비를 포함한 주택사업 재개에 힘을 싣고 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업분석보고서에서 “도시정비사업은 조합원이 시공사를 선정하는 만큼 브랜드파워가 중요한데 드디어 아파트 강자 삼성물산의 래미안이 도시정비시장에 돌아왔다”며 “주택사업에 5년 동안 소극적이던 삼성물산 수주 기조에도 래미안 브랜드파워는 여전히 압도적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서울 핵심지역 수주 저력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이촌 한강맨션은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 300-23번지에 위치한 1971년에 준공한 아파트다.
한강맨션 재건축사업 시행인가 고시에 따르면 한강맨션은 기존 660세대에서 지하 3층~지상 35층 규모 총 1441가구 아파트로 재건축된다.
사업비는 9134억 원이다. 인근 이촌동 한강변 재건축대상 단지인 한강삼익, 왕궁 등과 비교했을 때 가장 규모가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