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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카카오뱅크 주가 외줄타기, 윤호영 플랫폼과 은행 다 잡나

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 2021-10-06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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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의 카카오뱅크 기업가치 입증, 플랫폼사업에 달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상장 이후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 카카오뱅크 기업가치를 입증하고 키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 플랫폼 사업을 키우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사업구조는 크게 은행사업과 플랫폼사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은행 사업에는 예금, 적금,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여신과 수신상품이 포함된다. 플랫폼사업은 증권계좌 개설, 연계대출, 제휴신용카드, 광고 등이다.

윤호영 대표가 카카오뱅크를 두고 은행이면서 금융 플랫폼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카카오뱅크 기업가치 평가에 은행사업보다 플랫폼사업의 성공 여부가 더 중요하다.

은행사업만 놓고 보면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과 차별성을 지니기 어렵기 때문이다.

윤호영 대표가 플랫폼사업에서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카카오뱅크는 결국 은행'이라는 시선을 벗어나기 어렵다.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과 차별점 없는 은행이라면 현재 기업가치는 매우 고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8월9일 상장 이후 곧장 금융주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기업가치는 약 32조 원에 이른다. 통상 금융사의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지표로 쓰이는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 9배가 넘는 수치다.

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사들의 PBR을 살펴보면 우리금융지주 0.33배, 하나금융지주 0.4배, 신한금융지주 0.46배, KB금융지주 0.46배 등이다. 고평가 논란의 불씨는 이 부분에서 나온다. 

윤호영 대표는 상장 전 공모가를 선정하는 과정부터 비교군에서 국내 금융사를 포함하지 않았다. 

카카오뱅크가 기업가치 평가를 위해 비교군으로 삼은 곳은 로켓컴퍼니, 팍세구로, TCS그룹홀딩스, 노드넷 등 해외 금융 플랫폼기업들이다.

윤호영 대표는 7월 기업공개를 앞두고 연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을 넘어 종합금융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증권계좌 개설 429만 좌, 연계대출 3조1250억 원, 제휴 신용카드 25만 장 발급 등 플랫폼사업에서 성과를 거뒀다.

윤호영 대표는 기존 플랫폼사업영역을 펀드, 보험, 자산관리 등으로 넓히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은행사업에서 주택담보대출로 노려,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비중 맞추기는 부담

윤호영 대표는 은행사업을 키우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은행사업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은행사업을 통해 고객 수를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플랫폼사업 영역을 점차 넓혀 나가는 것이 카카오뱅크의 전략이기 때문이다.

국내 가계대출시장은 개인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로 나뉜다. 2021년 8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 1046조 원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64조 원에 이른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이후 개인신용대출만 진행하고 있다. 가계대출시장 가운데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시장 진출은 카카오뱅크의 은행사업을 급성장할 기회인 셈이다.

윤호영 대표는 올해 안에 주택담보대출상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18년 1월 완전 비대면 전세대출 상품을 은행권 최초로 선보였다. 윤호영 대표는 공인인증서를 통한 스크래핑기술을 도입해 이를 가능하게 했다.

윤호영 대표가 이번에도 은행권 최초로 완전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다만 윤호영 대표가 카카오뱅크 은행사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카카오뱅크는 통상 중금리대출이라고 불리는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여야 한다.

카카오뱅크는 5월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취지인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에 소홀하다는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았다. 이에 올해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비중을 기존 10.2%에서 20.8%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대출사업 외형을 키울수록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도 더 많이 실행해야 해 셈법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이 지니고 있는 리스크도 부담이다. 기존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하면 고신용자보다 중저신용자에서 부실율이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에 윤호영 대표는 6월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공급하고 있다.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한 대출은 약 5천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윤호영 대표가 금융당국의 규제 속에서 은행사업의 외형을 키워나갈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카카오뱅크 금융대장주 위상 안심하기 일러, 케이뱅크 토스뱅크 추격 

카카오뱅크가 기존 금융권과 차별화된 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금융 대장주에 올랐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카카오뱅크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는 케이뱅크에 더해 2천만 고객을 등에 업은 토스뱅크가 출범하며 인터넷전문은행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성장하는 것이 인터넷전문은행 업권 성장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카카오뱅크가 보여준 차별성이 희석될 수 있다. 이는 카카오뱅크 고객 이탈, 금융상품 및 서비스판매 점유율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사실상 지난해까지 인터넷전문은행시장을 독점하며 성장했다.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보다 먼저 출범했지만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으며 영업에 집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2019년부터 2020년 7월까지 1년 반가량 대출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늘어날수록 이제껏 카카오뱅크가 흡수했던 디지털금융 수요가 분산될 수 있는 셈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들어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와 실명계좌 제휴효과, 금리혜택, KT그룹과의 시너지 등을 통해 카카오뱅크와 격차를 좁히고 있다.

아직 여수신 규모에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3배 이상 차이를 보이지만 케이뱅크가 대출영업을 재개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위협적이다. 

케이뱅크는 2023년 상장계획도 이미 세워 두고 있어 외형 성장에 더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8월 말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케이뱅크 몸값이 최소 8조 원을 넘어섰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더해 토스뱅크 출범은 카카오뱅크에 더 위협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가 1700만 명에 이르는 카카오뱅크앱 사용자를 플랫폼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토스뱅크는 토스앱 사용자를 등에 업고 있다.

토스뱅크는 카카오뱅크와 달리 자체 앱을 구현하지 않고 토스앱에서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카카오뱅크가 은행앱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금융권 앱으로 확장하면 토스앱이 2천만 고객을 보유해 사용자 수에서 앞서고 있다.

토스앱이 지닌 역량은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앞서 토스증권도 토스앱에서 모바일 주식거래서비스를 선보였는데 출시 한 달 만에 고객 수 300만 명을 단숨에 돌파했다.

토스뱅크가 신생 은행으로서 금융당국의 규제에서 더욱 자유로운 만큼 여수신상품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도 금융당국의 규제 속에 들어오며 최근 대출한도를 연봉 이내로 줄였다. 대출금리도 3%를 넘어섰다.

토스뱅크는 출범과 동시에 2%대 수시입출금 통장을 내놨는데 다른 은행권 금리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대출도 2% 후반 금리에 최대 2억7천만 원 한도 상품을 선보였다. 

토스뱅크는 단독 상장 가능성은 적어 기존 금융지주들처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상장할 때 기업가치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6월 투자자들로부터 기업가치 8조2천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장외 증권거래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16조 원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 카카오뱅크 주가 고평가 논란 딛고 안착할 수 있나, 공매도 부담

카카오뱅크 주가는 고평가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좀처럼 안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평가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공매도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 주가가 고점과 저점 기준으로 한 달 사이 30%가량 빠지며 상장 첫날 종가인 7만8500원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9월 들어 보호예수 물량이 대거 풀리며 주요 기관투자자가 대량 매도에 나서고 공매도 허용에 따라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매도는 일회성 이벤트로 볼 수 있지만 공매도 유입에 관해서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카카오뱅크는 9월10일 코스피200에 편입되며 공매도가 허용됐다. 이날 1623억 원 규모의 공매도 거래가 발생했는데 전체 거래대금의 34.74%에 이르는 수치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주가가 너무 높다'는 고평가 논란이 클수록 공매도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카카오뱅크가 국내 금융권에서 비교군이 없는 만큼 고평가 논란을 단기간에 잠재우기는 쉽지 않다. 앞으로도 공매도 늘어날 여지가 충분한 셈이다.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 간극에서 공매도 수요가 발생하는 만큼 간극을 지속해서 좁혀나가야 한다. 

우선 실적을 통해 기초체력을 다지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꾸준히 성장하던 실적이 둔화하면 고평가 논란에 불을 지펴 공매도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까지 좋은 실적을 냈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상반기에 순이익 1159억 원을 거뒀다. 2020년 같은 기간보다 156%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이자수익은 17.3%, 수수료 수익은 10.6%, 플랫폼 수익은 96.2% 증가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한도 축소,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확대 등 금융당국 규제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하반기 실적에서도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 IT기술력으로 카카오뱅크 키운 윤호영, 위기관리능력 시험대

윤호영 대표가 위기관리능력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장을 통해 금융 대장주에 오르며 기존 금융권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신생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범주에서는 이미 벗어났다.

카카오뱅크가 성장하며 금융당국의 규제와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등 위기 상황도 늘어나고 있다. 

다만 이런 상황들은 윤호영 대표에게 위기인 동시에 은행 대표로서 능력 입증할 기회다.
  
윤호영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다. 

윤호영 대표는 카카오뱅크 설립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2014년 10월 '1인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카카오 내부의 반대의견을 설득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의 탄생과 성장까지 모든 순간을 함께하는 셈이다.

다만 윤호영 대표가 금융사 대표로서 금융 관련 업무에서 성과를 보여준 것은 아직 많지 않다.

애초에 카카오뱅크는 이용우 대표이사와 윤호영 대표이사 공동대표이사체제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윤호영 대표는 정보통신기술 관련 업무를, 이용우 전 대표는 금융 관련 업무를 분담해 맡아왔다.

윤호영 대표는 2020년 3월부터 카카오뱅크를 단독으로 이끌고 있다.

윤호영 대표가 중저신용자 대출비중 높이기,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등 굵직한 금융 관련 업무를 수행해내지 못한다면 단독대표체제에 관한 불신이 생길 수 있다.

윤호영 대표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해 2023년 3월까지 2년 임기를 부여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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