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치킨프렌차이즈 기업 제너시스비비큐가 ‘CEO(최고경영자)의 무덤’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정승인 전 코리아세븐 대표이사가 최근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제너시스비비큐에 합류했는데 흑역사를 끊어낼지 주목된다.
28일 프렌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제너시스비비큐의 잦은 최고경영자 교체와 관련해 가맹사업 자체도 부담스럽지만 업계 경쟁도 치열해 논란이 자주 발생하면서 전문경영인들이 느끼는 부담이 큰 탓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윤홍근 제너시스비비큐그룹 회장은 2009년 처음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한 후 그동안 6명의 외부인사를 영입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1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김태천 전 제너시스비비큐 부회장 단 1명밖에 없다.
정승인 부회장이 합류하기 전에는 신계돈 전 마니커 대표가 윤 회장의 동생인 윤경주 부회장과 공동으로 제너시스비비큐 대표이사를 맡았다. 2020년 12월4일 취임했지만 2021년 7월8일자로 사임해 1년을 채우지 못했다.
2011년에는 김종태 전 오비맥주 부사장이 공동대표를 맡았지만 한 달 만에 사임했고, 2016년에는 이성락 신한생명 전 대표가 취임 3주 만에 사임했다.
이후 윤 회장은 2018년에는 윤학종씨를, 2019년에는 백영호 전 스타벅스코리아 수석부장을 영입했지만 각각 9개월, 7개월 만에 물러났다.
이 때문에 프렌차이즈업계 일각에서는 제너시스비비큐의 전문경영인 교체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강한 리더십을 고수하는 윤 회장의 경영방식을 근본적 원인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오너인 윤 회장이 전문경영인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하면서 그만큼 입지가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또 전문경영인의 사임시기 전후에는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BBQ와 윤 회장이 관련된 논란이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2018년 말 윤 회장은 회삿돈 20억 원을 자녀 유학비로 썼다는 의혹과 가격 인상을 고지했다가 취소하는 등의 문제로 입질에 올랐었다. 2019년에는 기존 제품과 유사한 신제품이 잘못 판매된 것을 두고 책임을 가맹점주에게 돌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비비큐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의 사임이 반복되는 것을 두고 “개인적 이유도 있고 실적이 좋지 않아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임을 한 것으로 안다”며 “다만 지난해 백영호 전 대표는 BBQ 실적이 좋았지만 개인적 이유로 사임했고 건강 이유로 한 사임도 아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정승인 부회장을 영입해 전문경영인체제를 다시 꾸렸다. 정 부회장은 30년 동안 롯데그룹에 몸담았던 ‘롯데맨’으로 1987년 롯데그룹에 입사한 이후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를 거쳐 코리아세븐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정 부회장은 9월1일 제너시스비비큐가 운영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BBQ의 청년스마일 프로젝트 1호점 현판식에서 모습을 처음 나타냈다.
하지만 새 출발을 하는 정 부회장은 시작부터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윤 회장을 대신해 국회 국정감사 출석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표이사 선임절차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정감사장에 나가게 됐다. 정 부회장은 빠르면 이달 말에 제너시스비비큐 이사회 승인을 거쳐 대표이사에 공식 취임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월5일로 예정된 국정감사에서 정 부회장은 가맹점과의 불공정 계약과 관련해 집중 질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너시스비비큐는 전국비비큐가맹점사업자협의회 설립과 활동을 주도한 가맹점에 관해 계약 갱신을 거절하거나 협의회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작성하게 해 5월 공정위로부터 15억3200만 원의 과징금 부과받았다.
제너시스비비큐 최고경영자의 국감 출석을 요구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가능하면 전문경영인에 질의하기로 합의했다”며 “정승인 부회장의 참석을 전제로 제너시스비비큐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