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벨기에에서 대규모 테러가 발생하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추가 테러가 벌어질 경우 항공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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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 |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이 추가 테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말 프랑스 파리와 올해 초 터키 이스탄불 등 주요 관광지에서 대규모 테러가 발생한 데 이어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의 자벤텀국제공항에서 또 다시 테러가 발생했다.
2분기가 서유럽 여행의 비수기인 만큼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또다시 대규모 테러가 발생할 경우 성수기를 앞두고 유럽을 포함해 항공수요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테러가 항공기나 관광지가 아닌 공항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항공사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22일 벨기에 자벤텀국제공항에서 두 차례에 걸쳐 폭탄테러가 일어난 데 이어 유럽연합(EU) 건물 근처의 지하철 역사에서도 폭발이 일어나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항공사들은 최근 들어 연이은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서 벗어나자마자 파리 테러가 발생했고 올해 들어 터키 이스탄불 테러, 벨기에 브뤼셀 테러까지 발생했다. 국내에 첫 환자가 발생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지카바이러스 공포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항공업은 외부 변수에 매우 취약하다. 각국에서 일어나는 시위나 테러는 물론이고 전염병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움직인다.
지난해 5월에 메르스가 발생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에 각각 26억 원, 614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테러위협은 전염병과 달리 특정지역에 국한된 위험이 아니기 때문에 불안심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항공사들은 아직까지 브뤼셀 테러에 따른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추가 테러가 발생할 경우 관광객들의 여행취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국내에서 지카바이러스 첫 감염자가 발생한 만큼 중국인 관광객의 항공권 취소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메르스로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항공업은 물론 호텔업계, 면세점업계도 타격을 입었다. 메르스가 절정이던 지난해 6월에 10만 명에 이르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여행을 취소했다.
대한항공 주가는 23일 전날보다 1.48% 떨어진 2만9950원에 장을 마쳤다. 아시아나항공은 0.1% 소폭 하락했다.
여행사 주가도 하락했다. 하나투어는 전날보다 2.43% 내린 9만2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상장사인 모두투어도 2.1% 내린 3만255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오히려 수혜를 입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이 취항한 유럽노선에 대한 수요가 동남아나 중국 등 중단거리노선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