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 우리은행 인수자금 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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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15일 “교보생명이 기업공개를 추진하기 위해 증권사들을 상대로 검토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의 이런 움직임은 우리은행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우리은행 매각 방식과 관련해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로 각각 나눠서 지분을 매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56.97% 지분 중 경영권 프리미엄을 얻게 되는 30% 지분은 일반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고 나며지 26.97%는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우리은행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 30% 매수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를 위해서 3조 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교보생명이 동원 가능한 현금은 1조3천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보헙업법 규정상 일반계정 자산의 3%내에서 자산산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나머지 1조7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의 기업공개가 부족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교보생명이 상장할 경우 현재의 가치는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주식 공모 역시 그 규모가 조 단위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 교보생명이 상장할 경우 1조7천억 원은 교보생명의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본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기업공개 추진이 우리은행 인수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보생명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 팔 당시 "2015년 말까지 상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우리은행 인수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계획이이며 기업공개로 자금을 마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5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리은행 인수전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록은 4조7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있어 이 컨소시엄이 구성된다면 자금마련에 대한 신 회장의 고민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신 회장이 우리은행 인수 자금을 마련한다 하더라도 정부 내부의 부정적 시각을 넘어서야 한다.
감독 당국자들 사이에서 ‘1인 오너’ 지배구조를 지닌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의 주인이 되는 데 대해 부정적 시각이 존재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신장채 회장 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우리은행은 사실상 신 회장 일가의 은행이 된다"며 "지분이 분산된 금융회사라면 몰라도 개인에게 은행을 소유하게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특정인물이 대주주인 기업에 은행을 넘기는 것은 전례도 없을 뿐 아니라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런 우려 때문에 우리은행이 주인없는 은행으로 남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정부가 우리은행 매각방식을 결정하면서 인수자금의 부담을 줄여준 것은 사실상 교보생명의 인수 길을 열어준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 회장은 우리은행 인수에 대해 부담이 크다면 인수의사를 접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지분 전체를 인수할 경우 5조 원에 이르는 자금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매각방식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해 희망수량 입찰방식까지 들고 나왔는데 30% 지분 매각이 유찰되면 사실상 우리은행의 주인 찾아주기는 이번에도 무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