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의 지주회사인 DGB금융지주의 박인규 회장이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비은행 부문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회장 취임 3개월만에 대단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부산은행의 지주회사인 ‘BS금융지주’가 경남은행을 인수하는 등 몸집을 불리는 데 대응하면서 지방은행 1위 다툼을 하려는 것이다.
▲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이자 대구은행장
지방은행이 보험, 자산운용, 캐피탈의 인수에 한꺼번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면서 보험사를 두고 있는 금융지주사는 없다.
DGB금융지주는 KDB생명보다 아주캐피탈 인수에 더욱 적극적이다. KDB생명의 경우 1분기에 적자를 내는 등 아직 실적개선이 뚜렷하지 않지만 아주캐피탈은 흑자전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아주캐피탈은 지난 1분기 9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전년 같은기간 대비 2억5200만 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도 154억 원으로 같은기간과 비교해 6배 이상 늘었다.
DGB금융지주는 현대자산운용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증권 매각 때 현대자산운용을 분리매각할 경우 입찰에 나설 뜻이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박인규 회장은 지난 3월 취임했다. 박 회장은 DGB금융지주 회장이자 대구은행장을 맡고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현재 42조 원인 자산규모를 2017년까지 80조 원으로 키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또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뜻도 보였다. 그는 "저축은행을 제외한 보험 및 증권업 쪽에서 종합금융서비스 확대에 도움이 될 매물이 나오면 적극 인수할 생각"이라며 "향후 비은행업 비중을 25%로 확대해 편중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원을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 안에 자산운용업에 진출할 것"이라며 "은행 판매채널과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DGB캐피탈의 덩치도 키우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DGB캐피탈은 지난해 말 기준 6436억 원 규모인데 3조 원 수준의 중견 캐피탈사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DGB금융지주의 은행업 비중은 95%에 이른다. 그러나 은행은 저금리, 저성장 리스크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비은행 부문의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겠다는 게 박 회장의 복안이다.
박 회장이 이렇게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는 데 ‘지방은행 1위’의 명예를 다시 되찾으려는 의지도 숨어있다.
영남지역의 경쟁사인 부산은행의 지주회사인 BS금융지주는 비은행 계열사의 자산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 게다가 BS금융지주는 경남은행 인수로 DGB금융지주를 앞섰다. BS금융지주는 경남은행을 인수해 70조 자산규모를 갖춘 중견 금융그룹으로 커졌다.
박 회장이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데 대해 부정적 시선도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공격적 M&A가 자칫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국내 금융권을 통틀어 순혈주의 색채가 가장 강한 곳으로 손꼽힌다. 그렇기 때문에 내부 결집력도 그만큼 굳건하다. 대구은행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조차 적자를 내지 않았다. 은행장도 대부분 내부에서 나온다. 11명의 대구은행장 중 10명이 내부 승진자다. 이런 배경으로 미뤄볼 때 DGB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인수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박 회장은 대구은행에 행원으로 들어가 회장에 올랐다. 그는 1954년 경북 경산 출신으로 대구상고와 영남대학교 무역학과를 나왔다. 1979년 대구은행에 입행 후 서울영업부장을 거쳐 부행장보, 부행장으로 경험을 쌓았다. 2012년 12월 퇴임 후 DGB금융지주 관계사인 대경TMS 대표이사로 있다가 2대 금융지주 회장이 됐다.
박 회장은 현장주의 경영을 중요시 여긴다. 그는 “관계형 금융과 현지 지역밀착 영업이야 말로 세계 초일류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 하는데 필수요소이며 DGB금융그룹은 충분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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