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정통 ‘은행맨’인 권오훈 전 KEB하나은행 부행장을 하나생명 사장으로 선임해 어떤 변화를 기대하는 것일까?
권 전 부행장이 23일 하나생명 주주총회에서 사장으로 선임됐다. 권 사장은 은행권에서 35년 동안 일한 베테랑 금융전문가이지만 보험 관련 경력은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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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훈 하나생명 사장. |
이 때문에 권 사장이 하나생명 사장후보로 내정됐을 때부터 뜻밖의 인사라는 말이 나왔다.
김정태 회장이 하나생명의 해외진출을 강화하기 위해 권 사장을 하나생명 사장에 앉힌 것으로 해석된다.
김 회장은 보험업을 앞세워 하나금융의 해외진출을 확대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올해 하나금융의 경영목표 가운데 하나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보험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하나금융과 중국민생투자유한공사의 제휴협약을 체결했을 때도 “중국민생투자유한공사가 중국 보험회사를 인수하면 하나금융도 증자에 참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향후 중국 보험시장이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하나금융에서 대표적 ‘해외통’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말까지 KEB하나은행 해외사업그룹 부행장과 하나금융 글로벌전략실 부사장을 겸임하며 하나금융 전반의 해외사업을 총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ING생명과 PCA생명 등이 올해 기업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하나금융이 이런 외국계 생명보험사의 인수를 추진할 경우 권 사장의 해외사업 경험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생명은 전체 생명보험시장에서 점유율이 1%대에 불과하다. 더욱이 전체 영업수익의 95%를 방카슈랑스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나생명이 인수합병으로 규모를 키우고 영업망도 넓힐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김 회장이 하나금융의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하면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출신 인사들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권 사장이 하나생명 사장에 선임됐다는 말도 나온다.
하나금융은 올해 계열사 사장 5명을 새로 선임했는데 권 사장을 포함한 2명은 옛 외환은행, 다른 2명은 옛 하나은행 출신이고 나머지 1명은 외부에서 영입하는 등 균형을 맞추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권 사장이 은행과 금융지주사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고 KEB하나은행 출범 과정에서 리더십을 보여줘 하나생명 사장으로 발탁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임자인 김인환 전 사장도 은행 출신이지만 지난해 하나생명의 순이익을 2014년보다 8배 이상 끌어올리는 등 경영능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