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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어떤 전략적 선택 할까, 이재명 대세론인가 이낙연 기사회생인가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1-09-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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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후보 경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호남지역 경선이 임박했다.

호남은 매번 전략적 선택을 하며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던 곳이다.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세론에 힘을 실을지, 이낙연 전 대표의 결선투표 가능성을 열어줄지 주목된다.
 
호남 어떤 전략적 선택 할까,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84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명</a> 대세론인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4794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낙연</a> 기사회생인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19일 민주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호남지역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캠프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5일과 26일 예정된 호남지역 경선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최대 분수령이나 마찬가지다.

호남에서 나온 결과는 이후 다른 지역 경선에서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많다.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상당수가 호남 출신이고 민주당에서 호남 여론이 차지하는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지사가 충청권과 대구‧경북 경선에서 과반 득표를 한 기세를 몰아 호남에서도 이 전 대표를 누른다면 경선은 사실상 끝나게 된다는 관측이 다수를 이룬다. 결선투표 없이 이 지사가 민주당 대선후보에 될 가능성이 아주 커진다.

반면 이 전 대표가 호남 출신이란 강점을 최대한 살려 호남에서 승리한다면 대역전도 불가능하지 않다. 호남 승리의 여세를 몰아 이 지사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면 결선투표라는 2회전이 열린다. 이 전 대표와 이 지사의 1대1 대결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호남은 역대 경선에서 전략적 투표를 하는 경향을 많이 보였다. 지역적 고려보다는 민주당이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쪽으로 선택을 해왔다.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 가장 두드러진 때는 2002년 제 16대 대선후보 경선이었다. 당시 호남은 호남 출신인 한화갑 후보나 대세론 주자인 이인제 후보 대신 노무현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노무현 후보는 경선 전까지만 해도 지지도 한 자릿수의 약한 후보였지만 이른바 ‘노풍’을 일으키며 파죽지세로 지지를 끌어 모았다.

광주 경선 전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후보가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그 전까지 노 후보를 제외한 당내 어느 후보도 이회창 후보와 양자대결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자 노 후보의 본선 경쟁력이 부각되기 시작했고 광주 경선에서 노 후보는 예상 밖 승리를 거뒀다. 광주 경선을 시작으로 노풍은 더 강해졌다. 노 후보는 전남, 전북 등 다른 호남 지역에서도 연거푸 승리했다. 결국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 드라마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이런 과거 사례를 보면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도 호남은 비슷한 전략적 선택을 할 공산이 많다.

본선 경쟁력 측면에서 보면 이 지사에게 호남 표심이 쏠릴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이 지사가 민주당 후보들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데다 야권 후보들과 겨뤘을 때 가장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영남 출신 후보다. 민주당으로서는 호남을 기반으로 영남 표를 뺏어 와야 승산이 높아진다. 호남 출신보다는 영남 출신 후보가 본선에서 득표 확장성이 있다는 말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반면 반드시 대세론에 힘을 싣는 게 전략적 선택은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호남조차 이 지사를 선택해 일찌감치 승부가 끝나게 되면 민주당 경선은 볼거리 없는 재미없는 이벤트가 돼 버린다. 윤석열, 홍준표 후보가 치열하게 선두 다툼을 벌이는 보수야권 경선과 비교해 흥행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지사와 관련한 이른바 ‘대장동 개발 특혜’ 관련 의혹이 새로 불거진 상황에서 이 지사의 도덕성 리스크도 호남 민심에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 현재 이 지사의 지지도가 본선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를 놓고 호남의 고민거리가 늘어난 셈이다.

전략적 선택과 별도로 호남의 지역정서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호남이 전략적 선택으로 대선 승리에 기여한 적이 많음에도 호남이 다른 지역보다 홀대받고 있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같은 호남 사람인 이 전 대표에게 마음이 가는 것은 인지상정이기도 하다. 이 전 대표는 전남에서 국회의원과 도지사를 지내며 지역기반을 다져왔다. 호남 정가에서는 이 전 대표가 호남에서 뒷심을 발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경선을 중도에 포기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지지층의 향방도 호남 경선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정 전 총리 역시 이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호남 출신에 총리와 다선 의원 경험이 있다. 겹치는 부분이 많은 만큼 정 전 총리의 지지층이 이 전 대표에게 쏠릴 수도 있다.

아직 승부는 예측불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무등일보의 의뢰를 받아 13~14일 광주‧전남 지역 성인 남녀 16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이 전 대표가 44.1%로 이 지사(35.4%)를 오차범위 밖인 8.7%포인트 앞섰다.

지역별로 광주에서는 이 전 대표 39.7%, 이 지사 37.8%로 오차범위 안 접전이었다. 전남에서는 이 전 대표 47.7%, 이 지사 33.5%로 이 전 대표가 비교적 크게 앞섰다.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가 광남일보의 의뢰를 받아 12~14일 광주‧전남지역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이 지사가 40.6%, 이 전 대표가 38.4%로 접전 양상을 보였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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