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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블레이드앤소울2 급한 불 꺼, 김택진 리니지 깨고 나올까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  2021-09-03 16: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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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이 블레이드앤소울2의 부진을 반면교사 삼아 리니지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까?

김 사장에게 리니지 지식재산(IP)은 성공의 상징이자 모바일게임 전환기에서 엔씨소프트를 건져낸 구원투수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리니지의 성공모델에만 안주한 점이 위기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

3일 게임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블레이드앤소울2가 일부 시스템의 개편 이후 매출순위가 오르고 있지만 엔씨소프트의 대형 신작으로서는 아쉬운 성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게임정보 웹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블레이드앤소울2는 3일 오전 기준으로 매출순위 4위를 차지해 일주일 전 11위보다 7계단 올랐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8월26일 출시한 블레이드앤소울2를 놓고 이용자의 불만이 이어지자 2차례에 걸쳐 과금구조와 게임시스템 일부를 개편했다. 

다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성공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경쟁작으로 꼽히던 오딘:발할라 라이징은 물론 구작인 리니지M과 리니지2M 매출도 블레이드앤소울2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지금 상태로만 보자면 블레이드앤소울2가 현재 매출을 이어가면서 장기간 흥행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블레이드앤소울2는 리니지M·리니지2M과 과금구조뿐 아니라 이용자환경(UI) 등 비슷한 점이 많다. 리니지와 다른 지식재산을 활용해 만들었는데도 차별화 요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5월 트릭스터M을 내놓았지만 장기 흥행에 실패했는데 이 게임 역시 리니지와 유사성 때문에 ‘귀여운 리니지’라는 말을 들었다. 

트릭스터M에 이어 블레이드앤소울2까지 안 좋은 평가를 받은 점은 김 사장 입장에서는 매우 뼈아프다. 단순히 신작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을 넘어 ‘리니지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1998년 리니지를 시작으로 2003년 리니지2, 2016년 리니지 레드나이츠, 2017년 리니지M, 2019년 리니지2M을 순차적으로 내놓았다. 

2019년 서비스를 접은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빼면 모두 현역 게임들이다. 엔씨소프트가 이 게임들로 거둔 누적 매출은 10조 원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된다. 

엔씨소프트의 최근 10년 실적을 살펴보면 2015년과 2019년을 빼고 해마다 영업이익 증가가 이어졌는데 이 또한 리니지 프랜차이즈의 힘으로 볼 수 있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2021년 중순까지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순위 1~2위를 나란히 지킨 초대형 흥행작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모바일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도 꼽혔다.

국내 대형게임사들은 2010년대 초반부터 사업방향을 모바일게임 중심으로 점차 바꾸기 시작했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2015년에도 눈에 띄는 모바일게임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나 2016년 리니지M이 역대급 흥행을 터뜨리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이에 힘입어 엔씨소프트는 2017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결기준 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2019년 실적이 다소 주춤했지만 그해 11월에 나온 리니지2M도 리니지M 못잖게 흥행했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을 쌍두마차 삼아 엔씨소프트는 2020년 매출 2조 원을 넘어섰다.

문제는 그때부터 잠재돼 있었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와 다른 것’을 시도하다가 겪었던 실패 대신 수익성이 입증된 ‘리니지 비슷한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2000년대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는 주 수익원인 리니지 외에도 아이온과 블레이드앤소울 등 다른 흥행 지식재산을 만들어냈다.  

2000년대 초반부터 2012년까지 데스티니게임즈, 판타그램, 제이인터랙티브, 넥스트플레이, 핫독스튜디오, 엔트리브소프트 등을 인수한 것도 지식재산 확보와 연관돼 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아닌 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거듭 실패를 경험했다. 인수한 회사들의 게임 성적은 신통치 않았고 장르 다변화도 쉽지 않았다. 

예컨대 데스티니게임즈는 유명 게임개발자 리처드 게리엇이 이끄는 회사였지만 여기서 만든 게임 타뷸라 라사도 흥행에 실패했다. 이에 따른 엔씨소프트 손실만 1천억 원을 넘어섰다.

2016년 내놓은 적진점령게임(MOBA) 마스터X마스터는 출시 1년여 만에 서비스를 접었다. 1인칭 사격게임으로 만들어지던 프로젝트 혼과 AMP프로젝트도 개발이 중단됐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크게 흥행한 점이 지금의 엔씨소프트에게는 오히려 독이 된 상황이다”며 “이전의 실패로 새로운 도전엔 소극적 태도가 될 수밖에 없는 데다 검증된 성공작만 이어받으려고 하다 보니 계속 비슷한 게임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엔씨소프트가 최근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경영진 차원의 쇄신이 필요하다”며 “김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리니지 외의 흥행 지식재산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실제 투자로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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