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기업이 동양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주주 설득에 나섰다.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동양의 경영에 참여할 것을 예고한 데 대해 동양 경영진은 단기 투자금 회수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동양 추총이 30일 열리는데 경영권을 놓고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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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
16일 업계에 따르면 유진기업은 15일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호소하며 동양의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의지를 강력히 보이고 있다.
유진기업은 “유진그룹이 제안한 의안을 찬성하거나 유진그룹이 의결권을 대리행사하도록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동양은 법정관리를 종결하기 전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기 위해 이사회 숫자를 줄이고 이사진 임기를 3년으로 변경했다. 현 경영진의 임기가 끝나는 2018년까지 경영권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바꾸려면 전체 발행주식의 3분의 1 이상의 의결권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유진기업은 “주주를 대표하는 사람이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주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유진그룹은 회사의 이사회 참여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유진기업은 이사의 수를 현재 인원인 10명에서 15명으로 늘리는 정관변경 안건을 주주총회에 올렸다. 또 최종성 유진기업 대표이사, 오영석 유진기업 경영지원실장, 오주성 유진PE 부대표 등 세 사람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파인트리자산운용도 이사의 수를 10명에서 16명으로 늘리는 안건과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2명 선임 안건을 제안했다.
이번 주총에서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추천한 이사가 선임되지 않는다 해도 이들은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리며 경영권 확보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유진기업은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때까지 동양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해 회사가 외부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경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진기업은 “권리를 주장하고 의무를 나눠질 수 있는 책임 있는 이사회의 일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기업은 주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주주환원 정책도 약속했다. 유진기업은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 자사주 매입과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진기업은 동양 경영에 참여할 경우 시너지를 내 1등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유진기업은 국내 레미콘 1위 기업으로 수도권과 충청, 호남지역 중심의 전국망을 갖추고 있다. 유진기업은 경상, 강원지역 중심의 동양과 결합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유진기업은 “동양 사업구조는 저성장산업 중심”이라며 “건자재 유통 등 고성장의 신사업에 진출해 우량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동양은 주주들에게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의 주주제안을 반대해 줄 것을 호소했다.
동양은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은 주식 9%를 보유하고 있어 1% 미만의 의결권을 보유한 77%의 소액주주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동양은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단기 투자자금 회수를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양은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은 투자자금 회수를 위해 보유현금 4천억 원을 소진하는 유상감자를 제안했으나 법령 위반 우려가 있어 이번 주총에 상정하지 않았다”며 “이들이 추천한 이사가 선임될 경우 단기적인 투자자금 회수에 중점을 둔 경영을 하게 돼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까지 유진기업의 동양 지분은 5% 미만이었다. 하지만 유진기업은 이후 지분을 꾸준히 늘려 지난달 9.31%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지분 보유목적도 단순투자에서 경영투자로 변경했다.
하지만 유진기업이 최대주주에 오른 지 하루 만에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지분 9.75%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리며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유진기업은 2대주주로 밀려났으며 현재까지 지분 변동은 없다.
동양 주가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동양 주가는 16일 전일보다 2.04% 오른 3245원에 마감됐다. 올해 들어 동양 주가는 17.15%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