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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의 면세점 아성 지켜낼 수 있을까

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 2016-03-16 13: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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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의 면세점 아성 지켜낼 수 있을까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면세점의 아성을 지켜낼까?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은 단일매장 매출규모로 세계 최대 면세점인 소공점을 비롯해 국내외에 11개 면세점을 두고 있는 국내 1위, 세계 3위 면세점업체다.

그러나 이런 아성은 도전을 받고 있다. 면세점사업 경쟁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사후면세점도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신 회장은 월드타워점의 특허를 빼앗긴 뒤 롯데면세점을 글로벌 1위 면세점으로 키우기 위해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정부에서 면세점제도의 손질을 추진하면서 월드타워점을 되찾게 되면 신 회장은 면세점사업에서 날개를 달 수 있게 된다.

◆ 시내면세점 경쟁 과열, 사후면세점 확대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시내면세점의 증가와 사후면세점 확대 등으로 국내 면세점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한 업체들은 올해 상반기에 완전개장한다.

신세계는 첫 해 매출목표를 1조5천억 원으로 잡았다. 두산은 올해 면세점 매출목표를 5천억 원으로 세워놓고 2017년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내놓았다.

HDC신라면세점은 사업 첫 해인 올해 매출목표를 1조 원으로 잡았다. 5년 뒤인 2020년 첫 해의 2배 규모인 매출 1조9천억 원의 올리려고 한다.

갤러리아63도 올해 매출 목표를 5040억 원으로 잡고 5년 뒤인 2020년까지 총 매출 3조 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면세점 단일매장으로 세계 최대매출을 내고 있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지난해 매출 2조2284억 원을 냈던 점을 감안하면 모두 단기간에 이에 필적하는 실적을 내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는 셈이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주요 면세점이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30~ 50%는 증가해야 적어진 파이에 대한 부담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후면세점도 가파르게 증가해 시내면세점을 위협하고 있다.

사후면세점은 정부인가가 필요없고 관할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영업할 수 있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사후면세점은 2008년 2208곳에서 지난해 1만744곳으로 급증했다. 올해부터 즉시환급제가 시행되면서 사후면세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사후면세점 시장규모는 2013년 7천억 원, 2014년 1조2천억 원에서 지난해 2조7천억 원까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이 규모는 최대 4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품목을 파는 매장들을 중심으로 사후면세점 신고가 늘면서 기존 사전면세점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 롯데면세점 전열 가다듬어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월드타워점 수성에 실패한 뒤 롯데면세점 수장을 장선욱 대표로 교체하며 전열정비에 들어갔다.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대부분의 대표들이 유임됐음에도 면세점 수장을 교체해 면세점사업에 새 바람을 주입하겠다는 신 회장의 뜻을 반영한 것이다.

  신동빈, 롯데의 면세점 아성 지켜낼 수 있을까  
▲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
장 대표는 호텔롯데 출신으로 호텔과 면세점 등 관광서비스업 관련 업무에 오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그는 2010년부터 그룹 정책본부 상무로 신동빈 회장을 가까이서 보필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 출신 인사를 면세점 대표로 임명한 것은 그만큼 면세점사업을 정상궤도로 돌려놓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5월 만료되는 김포공항 면세점 특허와 2017년 12월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특허를 수성해야 한다.

또 월드타워점 특허를 빼앗기면서 6천억 원에 이르는 매출도 보전해야 한다. 그만큼 장 대표는 어깨가 무겁다.

장 대표는 취임 뒤 롯데면세점의 전열을 다시 가다듬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 대전에 앞서 소공동 본점을 넓혀 경쟁력을 높이기에 나섰다. 소공동점은 오는 6월까지 공사를 마치고 오는 7월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데 공사가 마감되면 면적이 20%(20760㎡, 835평) 정도 늘어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소공동점은 고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데 비해 면적이 좁아 지난해 면세점 특허신청 전부터 확장하려고 했다”며 “확장이 끝나면 본점고객들의 편의성이 높아지고 장기적으로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월드타워점 기사회생하나

이런 상황에서 월드타워점이 다시 회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신 회장이나 장 대표에게 천군만마와 같은 일이다.

정부는 면세점제도 개선안을 마련하면서 롯데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점에 대해 재도전의 기회를 주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월드타워점은 롯데면세점이 공을 들였고 그만큼 다른 면세점들보다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며 “롯데면세점이 월드타워점을 되찾게 되면 든든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특허 재심사를 앞두고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월드타워점을 동북아 랜드마크 면세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매출 6112억 원을 기록했다. 2014년보다 26.79% 늘어났다. 국내 면세점 가운데 가장 성장률이 높다.

월드타워점은 면세점 수성에 실패한 뒤에도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하루 매출이 지난해 17억 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들어 20억 원을 넘어섰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정부의 면세점 제도개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월드타워점은 롯데면세점에 꼭 필요한 곳으로 국내 관광객 유치 측면에서도 서울 강남지역에 면세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롯데면세점, 해외진출 가속

신동빈 회장은 롯데면세점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면세점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한국 관광사업 발전과 면세사업 활성화라는 목표를 향해 35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결과 롯데면세점은 세계 3위 면세사업자로 성장했다”며 “회장으로서 세계 1위 면세점을 향해 도전하는 롯데면세점의 비전달성을 지원하고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의 매출은 지난해 4조7390억 원으로 2014년 대비 12.38% 증가했다. 지난해 신라면세점이 매출 2조5898억 원을 거둬 매출이 전년보다 2.32% 성장한 것과 천양지차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시장점유율도 2014년 50.76%에서 지난해 51.52%로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은 국내 면세점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1위 업체지만 시장 참여자가 늘면서 국내시장에서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의 면세점 아성 지켜낼 수 있을까  
▲ 일본 도쿄에서 제1호 시내면세점 특허를 받은 '롯데면세점 도쿄긴자점' 전경
롯데면세점은 2012년 1월 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 공항점을 시작으로 해외에 진출해 현재 일본 1곳, 인도네시아 2곳, 괌 1곳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장선욱 대표는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롯데면세점 확대를 꾀하고 있다. 장 대표는 “일본과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각국에서 한국형 면세점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3월 말 일본 도쿄 긴자에 시내면세점을 연다. 도쿄 긴자점은 일본업체들을 포함해 일본정부가 도쿄에 특허를 내준 최초의 시내면세점이다.

롯데면세점은 2017년 도쿄와 오사카에 면세점을 새로 열고 2020년 이후에도 면세점 3곳을 추가개설해 2025년 일본 면세점시장에서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는 것을 중장기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6월 방콕에서도 시내면세점을 연다. 태국 면세점시장은 그동안 현지업체가 독점해왔으나 최근 태국정부의 관광 활성화 정책으로 외국기업에도 문이 열렸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방콕은 특히 중국 관광객이 시내면세점에서 쇼핑하기 좋은 환경”이라며 “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롯데면세점의 외국인 유치 노하우를 적용해 현지 관광발전과 한국홍보에도 힘 쓸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관광체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793만4791명으로 전년보다 71.1%나 급증했다. 태국 면세점시장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평균 30%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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